배우 하정우, 인간 하정우, 어쩌면 감독이자 화가의 하정우까지 모두 매력 있는 사람이다. 어쩌면 그는 자신이 걸어온 길과 걸어갈 길을 분명히 아는 사람처럼 보였다. 그는 자신의 두 발로 직접 길을 걸으면서 삶의 교훈을 깨달은 것처럼 보였다. 나도 그 처럼 내가 가야 할 길이 어딘지 알아야 하지 않을까.
일단 나는 그와는 달리 걷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웬만한 거리를 걸어다는 그인데, 나는 정반대로 탈 수 있는 거리는 웬만하면 두발로 걷지 않는다. 어쩌면 문제가 여기에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난 내 두 발이 아닌 누군가에 의해 이동되었던 것이다. 항상 나를 대신해서 편안하게 나를 이동시켜줄 무엇인가가 있었고, 나는 의지 없이 그것들에 의해 이끌려 다녔다. 학교를 다닐 때부터 우리는 항상 누가 데려다주는 곳으로 가는 것이 익숙하진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아무런 노력 없이 나이를 먹고, 시간이 흘러가면서도 내 의지대로 정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어쩌면 대학을 졸업하기 전까지 우리는 늘 그렇게 그런 삶을 살아왔다. 나도 마찬가지로 그저 하루하루를 매일 세끼를 챙겨 먹듯 수업을 듣고 학원을 가고, 숙제를 한다. 그렇게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고, 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지를 모른 채 약 이십 년을 산다. 아마 대학을 졸업할 때가 되면 그제야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뭐였는지 알기 시작한다. 어쩌면 졸업을 하고서도 누구나 하는, 사회가 정하는 길대로 '취직'만이 목표가 되어 아무 직장에나 돈을 벌기 위해 사회로 뛰어들기도 한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진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길을 걸어왔고, 내가 갈 길이 어딘지 정하지 못했다. 내 두발로 짧은 거리도 걸어 보지 않은 나는, 편안하고 안정된 길에 누군가 나를 데려다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던 것 같다. 하정우의 글을 읽으면서 그는 매일 삼만보 걷는 것을 목표로 하고 어느 거리는 걸어 다니며 세상이 변하는 사소한 부분까지도 눈으로 확인하고 생각한다. 그는 그만의 방법으로 자신의 일에 더 몰두하려고 노력한다. 어쩌면 그의 부단한 노력이 지금까지 대중들에게 존경받는 사람으로 자리 잡았을지 모른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깊게 와 닿았던 부분은 그가 말하길,
인생에서 틀린 길은 없다. 조금 힘들고 어려운 길만 있을 뿐이다.
돌고 돌아서 가더라도, 남들 눈에 고생길처럼 보여도, 내 두발로 걸어온다면, 그 길이야말로 온전히 나의 땀과 의지가 담긴 길이라고 할 수 있다. 고생길 속에서도 얻을 것이 있다면 어떤 길이라고 걸어봐도 좋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