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문자, ‘한글’이 설 자리는 과연 어디인가.

by 미래

출근길 대중교통 안에서도, 길을 걷다 주변을 돌아봐도 쉽게 영어로 된 표기를 찾을 수 있다. 언제부터인가 한글의 소중함과 위대함은 사라지고 영문 표기의 멋스러움이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하였다. 학교를 다닐 때부터 세종대왕의 위상과 한글 창제의 가치를 배워왔는데, 지금은 그 가치를 잡아볼 수 없게 되었다. 대중교통, 식당, 주거용 건물 등 많은 우리나라 곳곳에서 ‘영어’가 넘쳐흐른다.


이러한 문제들을 우리는 얼마나 인지하고 있을까? 이탈리아 출신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에 따르면 한국에 와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 ‘영어’였다고 한다. 이탈리아인이며 영어를 못 했는데 오히려 한국에서 와서 배웠고, 한국에서 살려면 영어를 할 줄 알아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한국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조차도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한글보다 영어가 더 눈에 띄며 한국어보다 영어를 배워야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번화가를 지나가다 보면 영어로 쓰인 간판이 수십 개이고, 안내문이나 제품 포장지에도 영어 단어를 한글로 그대로 옮겨 쓰거나 아니면 아예 영문으로 표기하는 경우도 많다. 분명 대체할 한국어도 있음에도 일상생활에서 영어를 남용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을 보며 현재 한국사회의 안타까움과 쓸쓸함을 느끼게 된다.


영어가 쓰인 곳은 우리가 많이 이용하는 대중교통 버스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주의 깊게 보지 않거나 무의식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최근 서울 신형 버스 일부에는 영문 ’STOP’으로만 표기된 하차벨이 부착되었다. 기존 버스 하차벨에 버튼 밑에 ‘하차벨’로 표시된 손가락 그림의 스티커가 같이 붙어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하차벨 버튼에는 영문 ‘STOP’만 적혀있을 뿐이다.


버스 하차벨을 한글 표기로 변경하는 데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든다는 것 때문에 반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국제화된 흐름 때문이라든가 영어로 된 표기가 예뻐 보인다거나 고급스러움 때문이라면 굳이 한국에서 심지어 우리말이 존재하는 데도 무분별하게 외국어를 차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 버스 하차벨을 ‘멈춤’ ‘내림’ 정지’ ‘하차’ 등과 같은 한글 표기로 바꿀 수만 있다면 한국인으로서 한국에 살아가는 것에 조금은 자긍심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우리말을 소중히 하자’는 말이 이상적으로만 존재하는 말이 아니라면 현실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것부터 한글 사용 표기를 늘려야 할 것이다.


러시아, 독일, 일본, 대만의 버스 하차벨을 봐도 각 나라가 자국의 언어로 표기된 하차벨을 사용 중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만 영문 표기인 ‘STOP’을 사용 중이다. 생활 속에서 한글 병기 없이 외국어로만 표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르신들을 포함한 외국어를 모르는 이들이 이를 이해하지 못해 소외감을 느낄 우려가 있으며, 잘못 이해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한글을 우선적으로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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