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성공한 이유
미스 트롯과 미스터 트롯은 종편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트로트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비주류였던 트로트 장르를 주류로 끌어올리며 대중문화 산업의 변화를(트로트의 대중화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두 프로그램은 성공했다.
미스 트롯의 성공요인은 트로트가 올드한 장르라는 고정관념을 깬 것이다. 주로 중장년층이 즐기는 트로트를 전세대가 즐길 수 있는 대중가요로 격상시켰기 때문이다. 미스 트롯은 '올드'하다고 여기는 정통 트로트의 이미지를 깨고 발라드, 댄스, 비트박스, 성악, 민요 등 다양한 장르와 결합한 퓨 전화된 트로트를 보여주었다. 대중가요는 연령대에 따라 팬층이 확실하게 분리되어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트로트가 세대간이 경계를 무너뜨리며 더 이상 올드한 장르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트로트와 오디션이라는 신선한 결합은 고정관념을 깨는데 성공적이었다. 중장년층에게 익숙한 트로트와 젊은 세대에게 익숙한 오디션으로 결합으로 전세대가 즐길 수 있는 장을 만든 것이 가장 큰 성공의 이유이다. 고정관념을 깨는 노력은 전문가와 비전문가, 젊은 세대와 노년 세대가 다양한 패널들로 보여주었다. 트로트가 전세대가 즐길 수 있는 장르라면 평가자들도 다양한 시각으로 각자의 방식대로 참가자들의 무대를 즐길 수 있었다.
미스 트롯이 새로운 스타를 발견하는 장을 만든 것도 성공요인이다. 무명가수를 재발견함으로써 실력 있는 자는 누구나 신예스타가 될 수 있는 장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개그부, 신동부, 유소년부, 현역부, 대학부, 대디부, 타 장르부 등으로 세분화하여 다양한 출연자를 등장시키며 새로운 스타를 발견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까지의 트로트는 소수의 스타가 독점해 트로트의 명맥을 잇는 수준에만 그쳤다. 장윤정의 '어머나', 홍진영의'사랑의 배터리', 박현빈의'샤방샤방'으로 트로트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넓어졌지만 새로운 스타를 발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미스 트롯 같은 프로그램이 없었다면 송가인, 홍자, 임영웅, 영탁, 이찬원 등 다수의 실력 있는 숨인 인재들을 찾을 수 없었을 것이다.
새로운 스타의 발견으로 강력한 팬덤이 형성된 것도 또 하나의 성공요인이다. 아이돌 문화의 전유물이었던 소위 '덕질'문화가 중장년층의 팬덤에도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중장년층들도 팬카페를 만들고, 스스로 트로트 스타의 콘서트를 찾아가고 그들을 응원한다. 트로트가 더 이상 고속도로 휴게소나 지방의 어느 행사에서 숨어 듣는 노래가 아니게 되었다. 스스로 팬임을 인정하고 당당하고 적극적으로 '덕질'을 할 수 있는 이유는 트로트 스타에 대한 팬덤이 강력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미스 트롯의 성공은 미스터 트롯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미스터 트롯은 전작인 미스 트롯이 가지는 성공요인을 모두 가지고 있으면서도 트로트의 수준을 한 단계 올리며 차별화를 더했다. 미스터 트롯은 미스 트롯보다 참가자의 수준은 한 층 더 발전했으며 개성 있는 참가자들이 많았고 그들의 퍼포먼스는 더 화려했다. 가창력 수준이 높은 참가자들과 댄스, 태권도 등과 어우러진 트로트는 전보다 폭넓은 시청자를 아우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송가인과 홍자의 투톱에 집중했던 미스 트롯보다 임영웅, 영탁, 이찬원, 정동원 등 우수후보가 더 다양했다. 덕분에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 미스터 트롯이 전작보다 더 성공한 이유다.
미스터 트롯이 경연 프로그램으로서 순위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던 것도 성공의 요인이다. 자신보다 센 상대를 지목하여 듀엣 무대를 하는 대결의 모습은 선의의 경쟁자로서 수준 높은 무대를 보여주었다. 30살 이상 차이나는 두 참가자가 함께 노래하는 모습은 오디션 프로그램이지만 트로트라는 장르가 '모두가 즐길 수 있는'음악이라는 화합을 보여주었다. 미스터 트롯은 '남이 떨어져야 내가 올라는' 치열한 경쟁의식을 강조하지 않는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흔히 보이는 상대에 대한 평가를 개인 인터뷰 장면으로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 선, 미를 가르기 위해 참가하는 모두가 경쟁자이긴 하지만 트로트를 통해 모두가 흥겹게 즐기는 무대에 집중하게 했다.
미스터 트롯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본질에 집중했고 트로트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했다. 아이돌 스타를 배출하기 위한 프로듀스 101이나 슈퍼스타 k처럼 슬픈 가정사와 과거 실패했던 경험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는다. 오직 참가자의 가창력과 퍼포먼스를 위한 무대에 집중한다. 시청자에게 다채로운 무대를 보여주고, 시청자 투표를 확대한 것도 미스 트롯과는 차별화된 성공요인이다. 투표 결과에 따라 순위를 매기고 누군가는 떨어지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에 대한 투표는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두 프로그램의 성공이 시사하는 바는 99%의 친숙함에 1%의 참신함을 더해야 한다는 것이다. 5060 세대에게 익숙했던 트로트와 그들에게 참신했던 오디션과의 결합, 2030에게 낯설었던 트로트와 지루해 질정도로 익숙해져 버린 오디션의 만남은 다양한 세대가 모두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되었다. 앞으로 만들 프로그램은 창조적 복제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면 평범한 것을 비범하게 만들, 참신성을 프로그램에 반영해야 한다. 시청자들은 새로운 것을 원하고, 프로그램의 참신성이 없다면 열성적으로 시청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 특이하거나 창조적이면 시청자은 불편함을 느끼며 곧 시청하길 포기한다. 여기에 익숙함, 친숙함이 더해져야 하는 이유다. 예능 프로그램은 시청자에게 새로운 스타를 보여줘야 한다. 대중이 능동적으로 움직여 팬덤을 형성하게 하는 것은 그동안 다른 예능에서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스타의 등장 때문이다. 따라서 콘셉트는 참신하고, 소재는 익숙해야 하며, 새로운 스타가 등장하는 프로그램이어야 한다. 미스 트롯과 미스터 트롯 모두 성공한 이유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