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글쓰기는 단지 ‘생각을 글의 형태로 옮겨놓는 일’이다.
생각하고, 그 생각을 글로 옮긴다.
그 둘은 철저히 분리되어 있다.
하지만 다수의 작가를 보면, 그들은 글쓰기와 생각하기가 분리되지 않는 것 같다.
그들에게 글쓰기는 생각하는 방법이고 글쓰기가 곧 생각하기다.
그들은 뭐라도 쓰지 않으면 생각할 수가 없다.
하루에 반드시 몇만 자씩 쓴다는 작가들을 보면
이런 스타일인 경우가 많다.
이들은 생각을 다듬듯 단어와 문장을 다듬는다.
그러다 보면 문장과 문단이 정보 전달 이상의 목적을 가진다.
문장 자체로 아름답고 완성도가 높다.
소위 말하는 문학적 글쓰기란 건 이런 게 아닐까.
문학 작가가 글쓰기로 생각한다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반대로 나는 생각이 없으면 글을 쓸 수 없다.
하루에 몇만 자씩 쓸 수도 있겠지만,
그 글은 아무 의미가 없는 끄적임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럴 시간에 머릿속으로 생각을 다듬는 게 낫다.
글쓰기로 생각하는 감각이 없는 탓이다.
무엇이 더 좋은지 판단하자는 건 아니다.
그저 각자의 장단점이 있을 것이고,
그 특성에 따른 좀 더 유리한 분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어느쪽이 더 보편적일지, 그리고 어느쪽이 더 쓰임새가 많을지 궁금해진다.
,
덧붙여, 이런 글쓰기 방식이 독서 방식까지 결정하는 게 아닐까 조심스레 예상해 본다.
나는 문학작품을 읽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더 건조한 글을 읽는 게 편하다.
사고방식 자체가 그렇게 형성된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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