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정답이 없다.
나는 항상 답을 찾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어떠한 문제가 주어지면 그것에 대한 명확한 답을 논리적으로 풀어내는 것을 즐겨하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런 나에게 요새 새로운 답이 없는 질문들이 너무나도 쏟아진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어느 순간부터 나는 어떠한 정답을 내릴 수 없는 질문들이 쏟아져 나기 시작했다. 어떠한 명확한 답을 낼 수 없는 질문들... 그런 질문에 답을 말하기가 무서웠다.
"장래희망을 적으시오"
초등학교 때부터 항상 대답하던 질문이다. 그 당시에는 너무나도 쉽게 답을 구할 수 있었다. 의사, 과학자, 공학자... 그러나 오늘날의 나는 이 질문에 도저히 답을 내리기가 너무나도 어렵다.
그 당시에는 손쉽게 답할 수 있던 장래희망, 왜 오늘날은 답하지 못할까. 과연 정말 모르는 것일까 아니면 내가 틀린 답을 낼까 봐 두려운 것일까.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내 삶의 순간들 속에선 항상 정답을 맞혀야 했다. 정답을 맞히는 것은 옳은 일이었고 맞추지 못하는 것은 틀린 일이었다. 그 당시 적었던 답들은 아마 나에겐 정답들이 었을 것이다. 그저 다른 사람들이 시선 속에 좋아해 보이는 그것, 그것이 나의 장래희망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더 이상 정답을 외치지 못하겠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알 수도 있다. 저 질문의 답을. 그러나 나는 외면하고 있다. 내 답은 '틀린' 답일 수도 있기 때문에. 나는 항상 정답만을 추구하며 살아왔다. 그런 내가 정답이 아닌 길을 추구한다는 것은 나에게는 너무 어려운 일이다.
"세상에는 정답이 없다" 이 말은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그러나 내가 이때까지 살아온 세상은 항상 정답이 있었고, 그런 세상 속에서 나는 교육받았다.
정답이 없는 문제가 어색한 나는 이제야 그 문제들을 풀기 시작한다. 드디어 내가 교육받은 환경을 벗어나는 문제들을 풀기 시작한다. 이 변화로부터 나는 이제 기어 다니기 시작한다. 드디어 세상에 처음 발을 내딛기 시작한다. 아직도 나는 정답을 찾고 있지만 언젠가는 정답이 아니라 나만의 답을 찾는 순간이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