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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 대체 뭐길래

인연이 닿는 게 뭐예요?

by 희미니

우리 집 꼬맹이들이 1학년이 된 지도 벌써 한 달 하고도 반이 지났다.

둘째는 오늘 학교에서 다은이를 봤다며 먼저 인사했다는 말로 시작해 오늘 있었던 일을 조잘거렸다. 문득 7살 때 친구들이 생각났는지 중간에 이사를 갔던 민준이와 졸업 후 학교가 달라진 승재가 보고 싶다며 유치원 친구들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다 말끝에

"걔들은 나 이제 기억 못 하겠지? 난 너무 보고 싶은데.. 우리 친구였던 거 기억 못 하겠지?"라고 속상한 듯 말했다.

속상해하는 둘째의 마음이 어여쁘고 서글퍼서 안아서 등을 쓸어주었다.

"괜찮아. 언젠가 인연이 닿아서 다시 만나면 '안녕, 우리 친구였는데 기억나?' 하고 먼저 말 걸면서 인사해 줘." 하고 얘기해 주었다.

그러자 둘째가

"인연이 닿는 게 뭐예요?"

라고 물어봤다. 적당한 답을 찾아야 하는데 내 대답은 "글쎄, 시간이 지나면 알게 델꺼야♡"

정도의 둘째 표 장난이 다였다.

몇 마디를 더 나눈 후 둘째는 잠이 들었고, 나는 상념에 들었다.


그러게, 아가. 엄마도 사실 아직까지 잘 모르겠다. 인연이 닿아서 다시 만난다는 건 뭘까. 인연이란 게 대체 뭘까. 그게 뭐길래 고작해야 두 글자 주제에 그리도 대단해서 사람 마음을 이다지도 시리고 서글프게 만들까. 인연이라는 게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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