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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형 Nov 02. 2020

기록의 향기

기억되는 것들에 대한 향수


청계천 


Record of fragrance.

버디버디, 싸이월드,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이들의 공통점은 내가 애정을 갖고 무엇인가 기록했던 공간이라는 것이다. 지난 시절을 떠올려보면 글을 쓰는 걸 썩 좋아하진 않았지만, 그때그때의 감정을 어딘가에 기록하고 공유하는 것은 좋아했다. 그 공간이 다른 사람 눈에 잘 띄지 않는 나만의 공간이라면 애틋함은 더욱 커졌다. 이를테면 느지막한 골목길에 간판조차 없는 맛집을 나만 알고 있는 기분이랄까.

이제 기록은 글과 사진을 넘어 영상에 의미를 담는다. 검색할 게 있으면 유튜브를 먼저 찾는다. 누군가가 나긋한 목소리로 잘근잘근 씹어서 떠먹여주는 정보를 가볍게 취한다. 언젠가는 좋아하는 음식 냄새를 기록하는 세상이 올것이다. 그때는 대로변을 걷다가 전광판에 햄버거 광고라도 흘러나오면 거리가 온통 기름 냄새로 진동할지도 모른다. 나는 글과 사진으로 생각을 전할 수 있는 시대가 조금 더 깊게 머물러 있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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