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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형 Jan 07. 2021

Running the sunset

자신의 인생을 애정하자.

하남, 미사역

"죽을 때까지 사진을 찍어야겠다."라고 다짐했다. 2년 전 세상의 끝, 우수아이아에서 그렇게 정했다.

돈을 벌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설령 취미로 사진을 찍더라도 상관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1년, 2년. 또다시 한 해가 저물어간다.

올해는 별다른 소득 없이 지나가나 싶었는데, 연말에 좋은 기회가 닿아 예술가들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피아노부터 태평소까지. 북을 치는 사람과 바이올린을 켜는 사람. 그중 한 연주자는 북을 연신 두드리며 이렇게 읊조렸다.

"나는 북만 치고 살았지. 세상 많은 재밌는 것들 중에. 그러다 문득 생각했지. 북만 치기에도 이 한 평생이 짧다."

순간 박자감 있는 북소리가 내 안에서 잔잔하게 울렸다. 이런 예술가의 인생에 나는 얼마나 깊게 다가갈 수 있을까. 쉽게 가늠이 되지 않더라.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은 정말 매력적으로 보인다. 좋아하는 일은 자기 자신과도 같으니 말이다.

조금 더 자신의 인생에 애정을 갖고 살자.

글 사진/ 김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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