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하늘공원
극極과극極. 세상 모든 것에는 시작과 끝이 항상 존재한다. 이를테면 명明과 암暗. 빛光과 그림자影. 낮昼과 밤夜. 백白과 흑黒. 그리고 삶生과 죽음死 같은 것들 말이다. 극명한 대조의 진리 속에는 잔인하리만치 균형잡힌 세상의 이치가 맞물려 있다.
노을. 강렬했던 빛이 서서히 사그라지는, 이 시간은 내가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눈 앞에서 빛과 그림자의 대조가 선명해진다. 낮과 밤의 사이에서 순간을 기억한다. 바람이 불어온다. 바람을 저항하며 돌아가는 풍차와, 바람에 몸을 맡기고 춤을 추는 억새풀이 대조적이다. 생각에 미쳐보면 대조적인 풍경과 관습은 우리 주변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