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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혜 Jul 05. 2024

여행길에 처음 본 친구와 새해를 맞이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여행견문록

몬주익 분수에서 새해 카운트다운을 보며, 그래도 혼자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바르셀로나

Barcelona, Spain 여행견문록


iPhone 5s, 2017-2018, 몬주익 분수



새해 인사들이 마음에 와닿지 않아

떠오르는 해에는 눈을 감았고

제야의 종소리엔 귀를 막았네.


안 하던 짓 한다고 올라본 토함산에는

어묵 한 꼬치 칠천 원이라도

바늘구멍만 한 스무 살의 첫 해를 보았네.


오르락내리락하던 할머니댁 뒷산인데

한겨울에 오르기엔 가파르더라

해는 붉게 타올랐지만 나는 춥네.


대학 졸업을 앞둔 새해, 잠은 오질 않고

학교 뒷 산에 올랐다 내려오는 길

아파트 숲 사이로 뜨는 해를 보았네.


꾀죄죄한 얼굴로 기념 삼아 사진 찍고

비눗방울이 손에 잡힐 듯 불어와

대학교를 졸업하면 팡파레라도 터질 줄 알았네.


그리고 다음 해 연말에는 휴가를 쓰래

관사에서 보는 일출은 멋지지만 외로워

홀린 마음은 다시 바르셀로나로


그리고 도시에는 아무도 없었네.

가족과 보내는 연휴에 거리는 텅 비어

끼니는 맥도날드 버거나 냠냠.


언니, 몬주익 분수쇼 보러 가?

별게 있겠어?

그래도 보러가자!


북적이는 사람들의 덤불 속

음악에 맞춰 춤추는 분수

하늘에 그려진 알록달록 불꽃


언니, 나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어!

야, 나도 그래.

특별한 기쁨이 하늘로 터져 사라지네.


언니! 그래도 여기에 오길 잘했다.

어디라도 좋았을 거야.

내년에도 기쁘게 새해를 보길. 


우리 서로 이름 잊고 살다가도

가끔 생일인 친구 목록에 뜨면 반가운거야.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던 새로운 날들을 즐기길. 







2018년 1월 1일로 넘어가는 새해 카운트다운 영상입니다! :) (소음주의)


iPhone 5s, 2017, 몬주익 분수


멀리서 행사를 지켜보며 갈까 말까 고민했습니다.


iPhone 5s, 2017, 몬주익 분수


원래 저렇게 사람 많은 곳은 쏙쏙 피해서 다녔었는데, 가길 잘했네요.


2024년이 절반이나 지났다옹  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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