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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빌딩 숲이 캔버스가 되는 그림 같은 일몰

스톤헨지? 시카고헨지! (Chicagohenge Sunset)

by 서민혜


어제 우연히 멋진 풍경을 보게 되어서 사진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매년 춘분과 추분 때 해의 위치가 시카고의 동서 도로와 정확히 일치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빌딩 숲 사이로 해가 쏙 들어와서 정렬되는 것을 볼 수 있어요. 눈이 너무 부셔서 맨눈으로 보기는 좀 힘들었지만 아주 멋있었습니다.



시카고헨지 (시카고의 빌딩 사이로 지는 지는 해) 에 맞춰서 지나가는 열차. Keon Lee 찍음


왜 시카고헨지라고 하는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스톤헨지에서 따온 말이라고 합니다. 스톤헨지는 고대에 태양의 움직임과 관련된 의식을 치르던 장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하지 때 해가 정확히 스톤헨지의 돌 사이로 떠오르거나 지는 장면이 맞춰진다고 하네요. 그래서 사람들이 매년 하지 때 스톤헨지에 모여서 일출을 관찰하고 축제를 열기도 합니다. 자연과 신앙의 만남이랄까요?



시카고는 구획이 아주 네모네모로 정리되어 있어요. 동쪽 교차로 서쪽을 바라보면 반대쪽까지 시원하게 뚫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시카고 빈으로 유명한 밀레니엄 파크 앞 거리에는 시카고헨지를 보기 위한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저도 그 사이에 끼여 일몰을 보기 위해 삼십 분 정도 서있었네요. 커다란 사진기를 가져온 사람들, 예전에 보던 디지털카메라를 든 사람, 드론을 날리는 사람 등등 많은 사람들이 멋진 사진을 찍기 위해 미리부터 대기하고 있었네요.



우리 쪽으로 오는 차들은 앞쪽에 카메라를 들고 서있는 사람들 무리에 깜짝 놀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선셋이 일곱 시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딱 맞춰서 건물들 사이로 해가 지네요. 아래는 남편이 찍은 사진입니다. 핸드폰을 새로 사길 잘했네요!



횡단보도에 사람들이 멈춰 서서 사진을 찍고 있네요.



선셋을 보고 열차를 타고 친구와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열차에서 본 푸른 하늘도 멋졌어요! 다음 시카고헨지는 9월 22일에서 25일 사이라고 하네요.


시카고뿐만 아니라 뉴욕의 맨해튼에도 비슷한 현상을 매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뉴욕의 헨지는 맨해튼헨지 (Manhattanhenge)라고 하네요. 올해의 맨해튼 헨지는 언제일까요? 5월 28일과 5월 29일 그리고 7월 12일과 14일이라고 하네요.


"맨해튼헨지"라고 알려진 연례 현상 동안, 2013년 5월 29일 뉴욕에서 태양이 42번가를 따라 지고 있다. — John Minchillo / AP

콘크리트 정글 사이로 지는 해를 보기 위해서 사람들이 잠시 멈춰 서네요.


구월엔 일몰뿐만 아니라 일출도 보도록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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