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적 한계는 보였지만, 대학원 진학은 맘에 들어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2

(캐릭터도 플롯도 아쉬워) 이 책은 소설 창작과 관련 없는 평범한 직장인이 블로그에 포스팅한 글이 전국 직장인에게 공감을 일으키며 화제가 되어 출판되고, 영상화까지 이야기 중이라고 한다. 드라마로 만들어진 웹툰 <미생>과 비교를 많이 하는데, 솔직하게, 영상화를 위해서는 '김 부장' 캐릭터와 주변 인물들의 소재 정도만 가져가고 적극적인 각색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편에서 김부장 캐릭터는 극단적이면서 보편적이라 문장 표현 방식, 행간의 의미, 플롯의 짜임새와 같은 소설을 읽는 재미요소가 부족해도 괜찮았지만, 2편에서는 그 캐릭터 매력마저 무너졌다. 김대리는 허영심 있는 캐릭터로, 김부장처럼 현실감 있게 이런 듯하면서도 저런 듯하는 느낌 없이 스토리를 위해 존재하는 캐릭터로 보이고, 권사원은 '나 빼고 다 미친놈'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보편적인 직장인처럼 김대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현실적인 캐릭터이긴 하지만, 터닝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결혼을 취소하는 장면에 대해 심리적인 든 상황적인든 묘사 없이 단순히 스토리를 풀기 위한 장치로 사용되는 것 같은 인상이 있다. 1편에서 표현하는 김부장의 극단적이면서 보편적인 모습을 2편에서는 김대리와 권사원 두 명의 캐릭터로 각각 표현하다 보니, 이 시리즈의 묘미인 현실감을 기반으로 한 공감 가는 캐릭터에 대한 매력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다행이건 글 후반부에 1편의 마지막 김 부장 와이프의 부동산 중개사무소에서 정대리와 김부장이 마주하는 장면을 통해 1, 2편이 옴니버스 구성처럼 느껴지게 한 부분은 주목할만했다.


(그래, 결국은 대학원 진학이야) 글 후반부에 권사원이 발표 자료 준비할 때와 다르게 대학원 진학을 위한 소개 글은 잘 써진다며, 대학원 진학을 위해 회사를 그만두는 장면은 참, 현실적이다. 이 전 포스팅을 통해 이야기했듯, 대학원은 치트키다. 적어도 MZ 세대에게는 말이다. 요즘 MZ 회사 생활이 예능 프로그램화되는 지점도 기성세대와 뭔가 다른 지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다른 지점은 '아마도' 그동안 합당하지 않은 걸 충분한 이해와 설명 없이 '그냥' 한 부분일 것이다. 그건 김 부장이 권사원의 내용을 마음대로 고쳐 발표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근데 그게 다가 아니다. 기성세대는 여기까지가 'MZ라서'라고 생각할 것이다. 아니다. 자기 자신과 이야기하는 법을 알기 때문이다. 기성세대가 하기 싫은 것도 자기를 희생하며 견뎌냈다. 덕분에 경제 성장을 이뤘고, 그 혜택을 MZ가 봤다. 감사해야 하지만, 그 누구도, 특히 MZ세대가 요구한 것도 아니다. 그냥 그들의 상황을 그랬던 거고. 그 상황에 맞춰 행동한 것뿐이다. 그냥 그들의 선택이 그런 거였다. 그런데 MZ는 그런 선택을 할 생각이 없다. 다시 말하면, 자기를 희생할 생각이 없다. 흔히 말하는 클리셰로 저성장 시대에 그 누구도 영원성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 맞춰 행동하는 것뿐이다. 그냥 그들의 선택이 그런 거다. 희생해야 한다는 발상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고민도 없다. 그래서 권사원은 사생활도 회사에서 일도 잘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새로운 출발을 원하는 것이다. 대학원을 졸업하더라도 다시 취업시장에 나와야 함을 알지만. 지금 본인의 모습이 싫기 때문이다. 단순히 김부장을 통해 보인 부조리함이 아니다. 새로운 부장은 점심때 회식을 하자고 하는 MZ 맞춤형 상사 아닌가? 어차피 회사 생활을 해야 한다면 자존감을 높일 수 있고, 지금과 더 나은 조건과 위치에서 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이는 대학원 진학에 대한 선택은 참으로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