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 아니었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3

1편 마지막 장면부터 시작되는 애매한 옴니버스 형식의 느낌이 3편에서 조차 1인칭 시점으로 마지막 시퀀스 부분에 해석하는 듯 이어지면서 전문 소설가가 아닌 소설의 한계가 형식적인 측면에서 많은 아쉬움을 느꼈다. 특히, 부동산 사장인 조력자를 통해 이야기 전개보다 설명으로 알려주는 듯한 표현 방식은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이 부족한 인상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소설일 재밌는 부분은 아래와 같다.


'나도 처음에는 아주 얄팍했는데 그 얄팍한 것들이 층층이 쌓이니까 두툼해진 것뿐이야. 이건 학벌이나 아이큐나 배경 같은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야. 내가 왜 일을 하는지, 진짜 목표가 무엇인지, 왜 그런 목표를 정했는지, 혹시 목표가 잘못되지는 않았는지 계속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지. 174p

'진짜 경제적 자유는 말이야. 재정적인 여유와 정신적인 자유가 합쳐져야 해. 그게 진짜 경제적 자유라고 봐. 241p

'사업이든 투자든 직장이든 모든 것의 기초는 예의와 매너야.'242p

'그럼에도 진부하고 뻔한 과정이 바로 성공의 함수이다. 함수라고 하면 너무 어려우니 덧셈 뺄셈이라고 하자. 결국 성공은 무엇을 더 하고, 무엇을 덜 하는지의 문제다.'299p

'가난을 물려준다는 것은 돈이나 경제력을 물려줌을 뜻하는 게 아니다. 가난한 사고방식과 행동 습관들을 물려주는 것을 뜻한다.'308p

'역시 직업이란 적성이 아니다. 적응이다.'315p

'송 과장, 나는 회사를 내 비즈니스 파트너라고 생각해.'320p

'재주, 재능이라는 건 타고난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하는 힘, 힘들어도 꾸준히 버텨내서 결국에는 잘하게 되는 능력, 그런 게 아닐까 싶어.'345p

'하다 보면 몸이 힘들다기보다는 귀찮음이 더 클 텐데 그 귀찮음을 이겨내는 게 열쇠라고 봐. 몸이 힘들다고들 하지만 실제로는 마음이 힘든 거거든.'346p


이런 현실적이면서 현실을 살아가는 독자에게 직접적으로 와닿는 이야기를 하는 매력이 있다.


마치, 소설을 쓰는 장면을 통해 자전적인 이야기를 쓴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센스처럼. 개인적으로, 책을 출간하고자 하는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 그래서 블로그 글을 통해 책을 출간한 이 작가의 이 책이 너무 궁금했고,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던 글 소재에 좀 더 자신감을 얻었다. 재밌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