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빨 사망 선고

정든 내 이빨...

by 신호수


내 1번 어금니가 사망 판정을 받았다. 때는 어제... 식당에서 볶음밥을 먹고 있었고 뭔가 딱딱하게 굳은 쌀 같은 것이 씹힌 것 같았는데 순간,

아그작!

하면서 뭔가 짜개지는 듯 찌르는 느낌이 두개골까지 전해지는 느낌이었다. 쪼개지는 느낌보다 짜개지는 느낌이었다(미묘한 차이가 있다.) 당연히 혀로 이빨을 쓸어보았는데 음 아무래도 아주 예전에 신경치료하면서 씌웠던 레진이 떨어진 느낌이었다. 근데 충격도 컸고 아프기도 아파서 날이 지나면 곧장 병원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정말 별 거 아닐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룸메랑도 웃으면서 "별 거 아닌 줄 알았는데 막 임플란트해야하는 거 아니야?" 하면서 장난쳤다.

그런데 정말 임플란트 해야된단다.


그러니까 낮에, 병원에서 상태를 보시더니,

"음 이건 사실 제대로 신경 치료가 마무리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갈라져버린 것이라

마취를 한 뒤에...

- 마취도 무섭고

이 이빨을 덮고 있는 레진(도 아닌 무언가를) 떼어내보고

- 떼어내는 것도 무섭고

임플란트를 해야할 것 같아요.

- 임플란트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만약 신경치료가 되면 신경치료를 하겠는데...

- 신경치료조차도 무서운 상태.

아마 임플란트할 것 같아요."


사실 너무 충격받아서 설명해주시는 것을 대부분 이해 못 하는 상태이기도 했다. 그래도 우선 임플란트니 뭐니, 내 생각보다 일이 크길래 내 보호자에게 연락을 취해야겠다고 판단. 미끄러지듯 치과 의자를 빠져나와서 나의 보호자님과 통화. "임플란트는 무슨 임플란트야. 신경치료 하겠지..."라고 보호자님은 말씀하셨다. 통화를 마치고 돌아서니, 카운터에 계신 실장님이 나에게 안쓰럽다는 듯 미소를 지으시며......... "저도 같은 이유로 임플란트 했어요... 운이 정말 나빴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어요 ◜◡◝..." 카운터에 서 계시던 다른 손님분들도 "임플란트!?? "하면서 내 얼굴을 쳐다보셨다. 그러니까 임플란트를 말하기엔 제법 어린 face 였겠지...


일단 자리로 돌아가서 확인해달라고 부탁드리고 마취를 했다. 그러고 뭐... 이빨이 몹쓸 정도로 쪼개져있는 것을 확인하고 속을 갈아내고 임플란트 선고를 받고 나왔다.

실장님께선 "비싼 밥 먹었다고 생각해야죠 뭐 ◜◡◝ 저도 소갈비 먹다가~" ...나는 고작 볶음밥이었는데.


그래서 생전 처음으로 이빨에 구멍이 난 채로 9시간 째 일상 생활을 하고 있다. 이빨 구멍 안으로 뭐가 들어갈까봐 잘 먹지도 못 하겠고... 다행히 낮에 올해 첫 수박을 들여온 덕분에 수박을 요긴하게 먹고 있다. 사실 반통을 벌써 다 먹어버렸다.

나 엄청난 엄살쟁이이기 때문에 이렇게 호들갑 떨며 글을 쓴다... 그치만 아직 (가까스로) 20대인 내가 갑자기 이렇게 임플란트를 하게될 줄 몰랐어. 물론 아직 안 했다. 아니 그런데 왜 이렇게 바보 같은 일들이 일어날 수가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