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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래 Feb 10. 2023

사용자가 물가로 가게 하는 UX Writing


‘말을 물가로 끌고 갈 수는 있어도 물을 먹이지는 못한다’는 속담이 있다. 물을 마시려는 의지가 없는 말은 물가에 데리고 가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는 뜻인데, 사실 그 덩치 큰 말을 물가에 끌고간 것만 해도 굉장히 고무적인 성과라는 걸 잘 알지 못하는 듯 하다.


제품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보면, 사용자들을 무작정 물가로 인도한 결과는(심지어 목이 말라 보임에도), 그 반응이 시큰둥할 때가 많다. 이 비유에 빗대어 알라미 프리미엄 상품의 구독 여정을 설명한다면 이렇게 보여질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더 뾰족하게 들어가보자.


얼마전 알라미 프리미엄 기능에서 ‘멀티플 미션’ 이라는 기능을 새롭게 추가되었다. 하나의 알람에 하나의 미션을 추가하는 것은 기본 기능으로써 무료이지만, 두번째와 세번째 미션을 추가하려면 프리미엄 알라미를 구독해야 한다.


즉, 무료 사용자가 첫번째 미션 슬롯을 선택해 미션을 저장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두번째 미션 슬롯을 선택해 미션을 저장하려고 하면 구매페이지가 보여지게 된다.



그러나 두번째 미션을 저장하려 할 때 무턱대고 구매페이지가 노출되면 “두번째 미션부터는 프리미엄 기능” 인 것을 예상하지 못한 사용자에게 엄청난 서프라이즈로 다가올 수 있다. 그래서 구매페이지가 노출되기 전에 “두번째 미션 부터는 프리미엄 기능" 이라는 메세지를 담은 쿠셔닝 모달을 미리 노출하여 과속방지턱 같은 역할을 해주기로 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플로우로 멀티플 미션이 등장하게 되었다.





유저들은 물가에 갔을까?

안 갔다. 멀티플 미션 Entry를 통해 무료체험으로 전환한 유저들의 전체 퍼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사실 어느정도 (이정도까진 아니긴 했지만) 예상한 결과였다. 쿠셔닝 모달은 범퍼의 역할과 동시에, 무료체험까지 여정에 한 단계가 추가시킴으로써 허들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쿠셔닝 모달에서 약 82%가 — 특히 미국과 한국에서는 약 92%의 유저가 이탈한다는 것은, 반드시 개선해야 할 수치였다.




어떻게 하면 물가로 보낼 수 있을까?

첫 출시 당시의 쿠셔닝 모달의목적은 다음과 같았다.

1. 멀티플 미션을 사용하려면 무료체험 해야한다는 것을 알게한다.
2. 싱글미션은 언제든 쓸수 있음을 알게한다.



유저의 서프라이즈를 없애려다 보니 ‘무료 체험’에만 초점을 맞춘 UX writing이 나오게 되었고, 그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럼 유저들을 그 다음 단계인 구매페이지(=물가)로 데려다 놓으려면 어떻게 해야 했을까? “저기에 물가가 있어(= 무료 체험 하려면 저기로 가봐)” 가 아닌 “물을 마시는게 너에게 좋아(= 무료 체험 해보면 너에게 좋아)” 로 어필해야 하지 않았을까? 이 가설을 알아보기 위해 ‘무료체험’보다 ‘멀티플미션 가치’가 전달되는 UX writing 으로 실험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실험에서의 쿠셔닝 모달의목적은 다음과 같았다.

“멀티플 미션 사용으로 변화되는 가치를 소구한다.”



조금 더 설명을 보태자면, 각 실험군들의 문구를 통해

단순히 ‘2개이상'이라고 명시했을 때 vs 사용자가 선택한 미션들로 커스텀했을 때

긍정적 상황을 증대시킬 때 vs 부정적 상황을 감소시킬 때

정량적 효과 vs 정성적 효과

를 알아보고자 했다.




두구두구 결과는!

결과는 성공! 실험군 전부 다 대조군보다 무료체험 전환률이 높게 나타났으며, ‘기상시간 절약 효과'에 대해 소구했던 실험군 B가 약 36% 폭의 개선으로, 가장 좋은 결과를 나타내었다.



재미있었던 건 국가별로 다소 다른 차이를 보였다는 것이다. 실험을 진행한 한, 중, 일, 미 4개 국가 중에서 중국을 제외한 3개 국가는 B 실험군이 가장 좋은 결과를 보였으나, 중국의 경우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럼 그 다음은?

신규 사용자에게 어떤 정보를 전달하냐에 따라 결과가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과 함께, 그 중에서도 특히 ‘기상시간 절약’이 알라미 유저에게 가장 설득이 잘 되는 가치였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이 단서를 가지고 구독 기능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과 다음 실험 및 개선에 적용해 볼 수 있겠다.


그리고 또 하나, 우리는 이미 가장 처음에 쿠션 다이얼로그가 최종 여정까지의 허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또 실험을 통해 쿠션 다이얼로그에서 유저에게 가장 잘 먹히는 가치가 무엇인지 알았다. 그러면 쿠션 다이얼로그를 삭제하고, 대신에 그 내용을 구매페이지에서 바로 보여주면 또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이렇듯 실험 레슨은 또 하나의 가정을 낳고, 그 다음의 실험으로 이어진다. 이 다음에 진행되고 있는 구매 페이지 실험이 있으니 재미있는 결과가 나온다면 다시 공유해 보겠다.


그럼 이 글은 여기서 이만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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