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irk Dec 13. 2017

예술가의 음악은 어떨까?

로리 앤더슨 - O Superman

1981년 영국 팝 차트 2위를 차지하기도 한 <오 슈퍼맨 O Superman>은 아방가르드 퍼포먼스 작가 로리 앤더슨의 작품이다. 당시 이 싱글 레코드를 딱 1,000장 만들었는데 이듬해 런던에서 2만 장을 추가로 보내달라는 주문이 이어진다. 이처럼 <오 슈퍼맨>의 인기는 뜻밖이었고, 대중적이었다.

수업시간에 들었던 이 음악은 꽤나 듣기 좋은 리듬이어서 한동안 플레이 리스트에 넣어놨던 곡이다. 물론 이 음악의 정수는 뮤직 비디오에 있다. (M/V가 있는 모든 음악이 다 그렇겠지만) 디지털 기기, 컴퓨터, 조명, 세션 등으로 이루어진 사운드와 비주얼에 퍼포먼스 작가 본인이 직접 출현한 뮤직비디오에서의 움직임은 많은 비유를 담고 있다. (참고로 1분 50초 경에 나오는 장면은 작가가 입에 전구를 물고 영상을 찍은 것이다.)


 재밌는 것은 로리 앤더슨은 초기에 팝 음악을 유치하게 생각했다. "팝 음악이란 대체로 12살짜리 애들에게 맞는 수준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대중적 인기, 특히나 영국에서의 폭발적인 인기는 작가가 진지하게 대중을 위하 만드는 팝 음악을 진지하게 고려하는 계기가 된다. 이후 앤더슨은 "아티스트로서 내가 하는 일 중 하나는 관객과 직접 만나는 일이다. 이는 반드시 즉각적이어야 한다."면서 대중음악의 요소를 받아들이게 된다. 


 당연히 당시 전위 미술계는 아방가르드 예술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변절자로 취급했지만 그녀의 노력으로 예술과 상업의 연계는 일상적인 것이 되었다.   

이 음악은 20세기 후반, 가족 간의 대화가 응답기의 메시지로 대체되고 정보화 사회에서 개인이 감시의 대상이 되는 미국 사회를 묘사했다고 한다. 도입부의 현대의 힘과 권위의 상징, 슈퍼맨, 판사, 부모를 내세우며 이들을 비판하고, 더 나아가 절대권력인 기계화된 문명과 경찰국가인 미국을 비판하려는 의도를 지니고 있다.  


 1979년 초, 이란 국민은 독재자 팔레비를 몰아내고 15년간 망명한 호메이니를 귀국시키면서 이슬람 혁명을 종결짓는 듯했다. 그러나 미국의 카터 대통령이 도망간 팔레비를 치료를 이유로 미국 입국을 허용한다. 이를 미국 망명 허가로 해석한 분노한 테헤란 시민은 1979년 11월 4일 테헤란에 있는 미국 대사관을 점거하고 직원 53명을 인질로 붙잡는다. 


  1980년 4월 카터 대통령은 인질을 구하기 위해 특공대를 동원한다. 그러나 요원을 태운 헬기가 사막에서 추락하면서 항공기 2대 파괴, 미국 특공대 요원 8명과 이란 시민 1명이 사망한다. 

 로리 앤더슨은 믿었던 미국의 과학기술의 실패와 더불어 국민을 지켜주지 못하는 부모로서의 미국을 비판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물론 이후 카터는 레이건 공화당 후보에게 패배했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자 이란은 화해의 표시로 444일 동안 붙잡고 있던 인질을 석방했다.)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작가의 동작을 보면서 이런저런 해석을 붙여보는 것도 재미 요소 중 하나다. 멜로디만으로도 플레이 리스트에 들어갈만한 노래긴 하지만  




Laurie Anderson -O Superman


O Superman. O judge. O Mom and Dad. Mom and Dad.

오 슈퍼맨. 오 판사님. 오, 엄마, 아빠. 엄마 아빠. 

O Superman. O judge. O Mom and Dad. Mom and Dad.

오 슈퍼맨. 오 판사님. 오, 엄마, 아빠. 엄마 아빠.

Hi. I'm not home right now. But if you want to leave a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부재중입니다. 메시지를 남기고 싶으면, 삐소리가 난 후 말씀해주세요.


Hello? This is your Mother. Are you there? Are you

여보세요? 엄마다. 거기 있니? 집에 오고 있니? 여보세요? 누구 집에 없어요?


Well, you don't know me,

글쎄, 넌 나를 모르지만, 난 너를 알아. 너에게 전해줄 메시지가 있어. 여기 비행기가 온다. 

So you better get ready. Ready to go. You can come

준비하는 게 좋을 거야. 떠날 준비를. 올 때는 그냥 있는 그대로 와도 돼. 하지만 갈 때는 돈을 지불해. 갈 때 지불해.

And I said: OK. Who is this really? And the voice said:

난 말했지 : 알았어요. 근데 정말 누구세요?

This is the hand, the hand that takes. This is the

손이란다, 구해줄 손. 손이란다. 구해줄 손. 손이란다. 구해줄 손.  
비행기가 온다.

They're American planes. Made in America.

미국 비행기야. 미국에서 만든. 흡연석으로? 아님 비흡연석?


And the voice said: 

그리고 목소리가 말하기를:


Neither snow nor rain nor gloom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밤이라 어둡더라도 이 비행기들은 약속된 곳이면 어디든, 신속 정확히 임무를 수행할 것입니다.

Cause when love is gone, there's always justice. And when justice is gone, there's always force.

사랑이 가면 그 자리엔 언제나 정의가 남기 때문이죠. 그리고 정의가 사라지면, 그곳엔 늘 힘이 남죠. 힘마저 사라지면 그곳엔 ‘엄마’가 지키고 있죠. 안녕 엄마!

So hold me, Mom, in your long arms. So hold me,

그럼 엄마, 당신의 긴 팔로 나를 잡아줘요! 그럼 엄마, 당신의 긴 팔로 나를 잡아줘요! 당신의 자동 팔로, 당신의 전자 팔로, 당신의 팔로 말이에요!


So hold me, Mom, in your long arms,

그러니까 나를 잡아줘요 엄마! 당신의 긴 팔로, 당신의 화학적 팔로. 당신의 군사적 팔로, 당신의 전자적 팔로 말이죠!
  

매거진의 이전글 쌀 아저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