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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rk Dec 16. 2017

총 이름 아닙니다.

M83-Wait

M83은 무기가 아니라 '바다뱀자리에 있는 막내 나선은하'를 뜻한다. 1752년 2월 23일 프랑스의 천문학자인 니콜라 루이 드 라카유가 남아프리카 희망봉에서 처음 발견했다고 한다. 프랑스 일렉트로닉 원맨 밴드인 M83. 같은 프랑스인이어서 그룹의 이름을 M83으로 지었는지, 이 천체가 마음에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일반적인 그룹명은 아니라 눈에 띄긴 한다. 


2001년에 결성했을 당시 듀오였지만 현재는 안토니 곤잘레스(Anthony Gonzalez) 혼자서 팀을 꾸려간다고 한다. 이름에 걸맞게 우주의 느낌이 나는 음악을 한다. 그래서 M83의 음악은 몽환적이고 우주적이면서 차분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결성 초기에는 슈게이징 느낌이 강했다고. 


안토니 곤잘레스

참고로 슈게이징이란 신발(Shoe) + 뚫어지게 응시하다 (Gaze)의 합성어로, 이런 음악을 하는 밴드들의 무대 매너에서 파생된 단어다. 관객과 소통하지 않고 자기 발만 내려다보면서 연주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공격적인 사운드와는 다르게 자기 안으로 침전하는 것 같은 무기력한 태도가 특징적이다. 스페이스 락과 비슷한 느낌을 주지만 슈게이징 밴드는 더 무뚝뚝하고 서먹하고 밀교적인 분위기가 특징이다. 


요런 느낌

M83의 음악은 영화 <인터스텔라>와 <다이버전트>에 쓰였고 2013년엔 영화 <오블리비언>의 OST를 통째로 담당해 세계적인 인지도를 쌓았다. 


스페이스 락이나 슈게이징 음악은 웅장한 게 특징이다. 우주를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음악을 표방하는 밴드의 음악을 들으면 관객이 ‘나는 참 하찮은 존재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그러면서 관객이 불쾌해하면 안 된다. 우주 속에서 부유하고 있다는 환상적인 느낌을 줘야 한다. 혹자는 잘 때 들으면 잠이 잘 오는 노래라고 평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대중적인 인지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M83은 2016년 5월 24일 블루스퀘어 삼성카드 홀에서 내한공연을 가진 바 있다. 이런 인연 때문인지 M83의 ‘Midnight City’는 국내에서 삼성 노트북 9 metal TV CF 음악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일렉트로닉 음악을 듣다 보면 참 신기하다. 기계로 만들어진 차가운 사운드가 어느 순간 따뜻하고 감상적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6집 <Hurry Up, We are Dreaming>의 ‘Wait’는 특히 그렇다. 

물론 ‘Wait’의 초반은 잔잔한 선율로 시작한다. 신디사이저 같은 전자 피아노 음악이 가미되긴 하지만 전면에 나서진 않는다. 오히려 우주의 웅장함을 표현하는 것은 안토니 곤잘레스의 목소리다.  


프로그레시브 음악의 선배인 핑크 플로이드의 'Gig in the sky'처럼 M83은 목소리가 훌륭한 악기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목소리를 잃은 가수 뭔가를 성토하려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하고 (들어본 적은 없지만) 익룡이 내는 울부짖음 같기도 하다. (4분 10초쯤 나오는 사운드) 이 목소리는 끝을 알 수 없는 어딘가로 향하는 듯 점점 작아진다. 이 부분에서 우주까진 아니도 드넓은 공간감을 느낄 순 있다. 감각적이라면 우주를 느꼈을지도.  


M83 - Wait        

                      

Send your dreams
꿈을 보내봐
Where nobody hides
누구도 숨지 않는 곳으로
  
Give your tears
눈물을 보내봐
To the tide
파도 속으로
  
No time
시간이 없어
No time
시간이 없어
  
There's no end
끝이란 없어
There is no good bye
안녕이란 없어
  
Disappear
사라져 
With the night
밤과 함께
  
No time
시간이 없어
No time
시간이 없어
No time
시간이 없어
No time
시간이 없어
No time 
시간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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