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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rk Dec 06. 2017

그대의 용기에 치얼스

강혈철- 타짜2


사실 <타짜 2: 신의 손>도 꽤 재밌는 수작이다. 다소 등장인물이 많아 난잡하긴 하지만 <과속 스캔들>과 <써니>로 드라마에 일가견이 있는 강형철 감독은 <타짜 1>의 후속작이라는 압박감 속에서도 이 정도 결과물을 내놨다. 


만약에 <타짜 1>이 없었다면 훨씬 호평받을만한 요소가 많았지만 <타짜>의 후속작은 언제나 고니, 평경장, 정마담의 그늘 아래에서 벗어날 수 없다. <타짜 1>은 모든 대사가 명대사고, 모든 장면이 명장면이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용기 있게 메가폰을 잡고 <타짜 2>를 이 정도로 만든 감독이라면 박수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대길이 역을 맡은 탑(최승현)의 연기를 처음 본건 2013년도에 개봉한 <동창생>이었다. 그 영화를 다 보고 느낀 점은 ‘아이돌이란 이유로 탑의 연기력이 과소평가받고 있구나.’였다. <동창생>이란 영화도 볼만한 영화였지만 탑의 연기력에 놀랐던 기억이 난다. 과묵한 남파 공작원 역을 맡아 열연했는데 탑의 원맨쇼로 극을 끌어나가야 하는데 그 역할을 꽤 잘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화의 90% 정도 탑이 나오는 데 원맨쇼로, 큰 어색함 없이 극을 끌고 나간다. 아이돌 출신 연기자에 대한 선입견이 가득했을 때 탑의 연기는 꽤 신선했다. 


<타짜 2>에서도 마찬가지다. 물론 <타짜>에서 조승우는 탑보다 어린 나이에 훨씬 묵직하고 여유로운 연기력을 보여줬지만  탑의 뭐랄까.... 생활밀착형 연기랄까? 좀 친근감 있는 연기력이 그 분야에 일가견이 있는 이동휘와 만나 괜찮은 케미를 보여준다. 


이 영화는 중반부터는 고광렬이 멱살을 잡고 끌고 가다가 결국 '왕십리 똥식이'라고 불리는 동식을 처단하면서 막을 내린다. 이제 이 영화의 아쉬움을 이야기해보자. 

<타짜 2>는 너무 부산스럽다. <타짜 1>은 고니, 정마담, 아귀, 평경장, 곽철용 고광렬 정도만 알면 영화의 스토리를 아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호구나 너구리는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이지만 영화의 큰 틀에는 들어오지 않아 영화를 이해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타짜 2>는 함대길, 허미나, 장동식, 우사장, 꼬장, 송마담, 오정세, 이동휘, 유령, 짜리, 서실장, 작은 마담 등 큰 줄기에 발을 담그고 있는 인물이 너무 많다. 그래서 부산스럽고 난잡한 느낌이 있다. 


'똥식'을 절대악으로 설정하기 위해 어쩔 수 없겠지만 <타짜 1>에서 어마 무시한 카리스마를 보여준 아귀가 너무 착하게 나오는 것도 영 꺼림칙하다. 동식이의 극악무도함은 대길의 장기를 적출하는 순간 이미 관객과 합의가 됐는데 감독은 그걸로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아귀의 카리스마를 심하게 줄여놨다. 어쨌든 <타짜 2>를 보는 사람은 <타짜 1>의 향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을 텐데 고광렬은 세련되게 사용했지만 아귀의 캐릭터를 지운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제가 알고 있는 아귀 선생님 맞으세요?


그리고 초반에 대길이를 고니 못지않은 도박에 천재로 그려놓고 가면 갈수록 (물론 사고를 당하긴 했지만) 허미나의 병풍이 된다. 고니의 조카이자 <타짜 2>의 주인공인 대길이의 타짜로서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 진정한 타짜는 허미나였다는 점도 좀 애매한 면이 있다. 


최고의 명대사

대놓고 벗고 친다고 광고를 해댔지만 결국 정마담이 가볍게 보여준 노출에는 비할 수 없다는 점, 맨 끝에  허미나(신세경)의 오빠인 허광렬(김인권)의 신파 역시 마음에 들진 않는다. 


이렇게 마음에 안 드는 것만 주절주절 적어놓으면 <타짜 1>의 아귀가 다가와 이렇게 이야기할 것 같다.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수 있나.


PS- 그리고 고니... 지리산 작두가 뭐냐 작두가... 아귀, 짝귀처럼 카리스마 있는 별칭이 있는데 지리산 작두.... 무슨 무한도전 콩트에서 나올 법한 이름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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