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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츄선생 Aug 12. 2023

망할 과도기

성장일기 2

어제는 오래된 나의 가장 친한 친구를 만났다. 내 심정을 솔직히 말하고, 앞으로 도전하고, 좁은 철창 안에 갇혀 있었던 것만 같은 삶을 스스로 깨부수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친구는 나의 결정을 너무나도 ‘지지해 준다고’ 말했다.



내가 과연 변했을까? 나, 변하고 있을까? 불안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변하고 있다. 분명히 변하고 있다. 그 확신을 오늘 하루 스스로에게 불어넣으며, 열심히 걸었다.


아까 일하다 문득, 두 개의 문장을 적어보았다. 원래는 일할 때, 두려움에 사로잡히거나 혹은 우울감에 사로잡혀 다른 걸 하지 못했는데, 오늘은 두 개의 문장을 적으면서 다짐을 하고 싶었던 거 같다. 나는, 이렇게 살 거야, 하는 다짐.


< 나는 인생을 즐겨보기로 했다.

 안 하던 것을 해보기로 했다. >


인생을 즐기는 방법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어쨌든 가장 중요한 건, 누구보다 ‘나 자신이’ 행복하고, 편안하게, 나답게,에 초점을 맞추어 볼까 한다.


나의 욕망을 ‘나쁜 것’이라고 치부하지 않고, 적절히 내 욕망을 만족시켜 나가며

무조건 아끼자라는 식으로 쓰던 소비습관을 버리고,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맞는 적절한 소비를 하며 살아가는 거

 그게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라면,

그렇게 하나하나 *행동*으로 옮겨 나가 볼 것이다.


어느 날, 문득, 또다시 분명히,

오늘처럼 불안이 찾아올 것이다.

갑작스레 물어볼 것이다. 너 변하고 있니?

그럼, 나는 대답할 거다. 응, 나 변하고 있어. 나, 지금 충분해. 나, 지금 되게 잘하고 있어.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 일기를 쓴 지 얼마 안 되어 또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오늘 아침엔 몸이 매우 좋지 않았다.

며칠간을 나는 투쟁하듯, 싸워낸 거 같다.

난 열심히, 변화하기 위해, 성장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한다.

마음의 평화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하는, 방법들이 적힌 책을 읽고,

깨달음을 얻으려고 노력하고, 그것을 잊지 않으려고 애쓴다.

그런데 혹시나 그 애씀이 과했던 것인가

 

내가 받아들이지 못한, 감정은 흘러가버리지 못하고, 수용되지 못한 감정은 그대로 에너지로 남아 버린다고 한다. (책에서)

내가 수용하지 못한 감정은 무엇이고,

저항하는 자아는 무엇일까?

정확히 말할 수 없지만, 분명 존재는 하고 있다. 무기력, 우울, 불안, 부정적인 감정들은 수용하기 어렵다. 불안해지면, 난 통제권을 잃어버린 느낌이 들어 우울해지고, 심한 무력감을 느낀다. 그래서 쉽지 않다.


일을 할 때, 맹수가 없지만, 마치 내 앞에 사자가 있는 것처럼 극도의 두려움을 느낄 때마다, 두려운 상황을 피하기 위해 나는 그 두려움에 저항하지 않고 내 속도로 수용하려고 노력한다. 그것이 방법이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아침 섬유근육통이 오며 몸이 저릿저릿하게 아파오자, 내가 지금껏 했던 노력들이 투쟁과 다름없다고 느꼈다. 투쟁하는 것이 아닌, 편안하게 그 감정과 함께 있으며, 감정을 온전히 이해해 보려는 것. 이런 것이 진정 필요하지 않았을까? 내가 왜 그토록 두려운지, 사람들에게 비난받을까, 인정받지 못할까, 부족한 나를 보이는 게 수치스럽다는 이유들로 두려워했던 나를 껴안아본다.


괜찮아, 다 괜찮아

잘하지 않아도 돼

애쓰고 싶지 않으면 애쓰지 마


그리고 오늘 낮엔, 그 고요한 노력 속에 조금씩 부유물들이 가라앉는 경험을 했다.



모든 감정엔 이유가 존재한다.

내가 불안함을 느낀다면, 불안을 느끼는 이유가 있을 테고,

공황을 느낀다면, 그것은 마음의 적극적인 신호일 테다.

위험상황을 예감하고, 그것에 대비하려는 마음의 언어이다.


여기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나는 그 어떤 순간에도, 고요할 수 있을 것이고, 평온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이 무언가를 말하고 싶을 땐, 간절한 욕망 내지 요구일 텐데, 가령 지금 내가 이 글을 정리하며 심장이 미세하게 아픈 통증을 느끼는 것에도, 이유가 있을 거다. 이유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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