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MZ 세대의 '민주적' 압살

진보는 왜 악(惡)이 되는가

한동안 뜸했었네. 요즘 뭔가에 푹 빠져서 말이지. 그것도 글쓰기의 일종이니 나름 글은 쓰고 있었는데 어쨌든 꽤나 오랫동안 다른 데 정신이 팔려있다가 오늘 대통령 선거라 한 마디 하려고.


이 선거는 국민의힘의 '새파란' 정치인 이준석의 세대포위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는 게 하나의 관전포인트라고 생각해. 60대 이상과 2~30대가 연합하여 4-50대를 포위한다는 것, 이것이 보수의 필승구도라는 거지. 4050세대의 진보들은 자신들이 그랬듯이 자라나는 젊은 세대들은 당연히 진보일 것이라고 가정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알고 아직도 당황중일 거야. 결국 자기들이 내로남불로 살아서 진보에 대한 혐오정서만 키워놓은 건데, 아직도 자기들은 도덕적으로 훌륭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니까 말은 안 먹히겠지.


선거가 누가 될지는 모르지만 윤석열이 된다면 그에게 투표한 2030들은 분명 손가락 분지르고 싶을 거야. 그점은 보장할 수 있지.

그렇다고 이재명이 된다고 행복하지도 전혀 않을 걸. 이 점도 내가 보장할 수 있어.


이렇게 감히 예언을 하는 이유를 보여주지.


<우리나라 인구구조 변화 1960-2020>


본래 인구는 피라미드형이 정상이야. 모든 생물은 살만하면 자손을 번식시키고, 세월이 지나면서 태어난 개체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줄어드니까. 하지만 우리나라 인구구조는 대략 70년대 중후반부터 무게중심이 점점 올라가서 현재는 항이리형이고, 급기야 역피라미드형으로 매우 빠르게 움직이는 중이야.

60대 이상의 노인 인구가 유소년 인구의 두 배가 넘지. 심지어 625 전쟁때도 늘어나던 인구가 2020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했어. 이게 바로 MZ세대가 어떤 정치세력을 뽑던 행복하기 어려운 이유야.


베이비부머라면 한국에선 한국전쟁 직후부터 70년대 초반까지 20년 정도의 기간에 태어난 이들을 가리킬 수 있겠지. 이들이 현재 가장 숫자가 많은 인구 연령대고 평균연령 100세를 최초로 찍을 세대들이야.

이들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투표를 할까? 지역주의보다도, 진보-보수 이념보다도, 노인의 복지에 투표하게 될 거라고 봐. 노인의 복지에는 노령연금이나 의료보험 확충 등도 있겠지. 우선 거기서부터 한정된 예산이라는 자원을 가지고 쟁탈전이 벌어지게 될 거야.


좀 더 큰 문제라면 부동산 소유자의 권리 보호가 강화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봐.

이 정권이 부동산 가격은 아주 난리를 부려놨지만 그래도 부동산임대차3법 등으로 세입자 보호법은 상당히 강화되어서 집 없고 각가게없는 사람들은 조금은 기댈 곳이 생겼는데, 지금 후보들 하는 말만 들어봐도 누가 집권하든 이 법안들은 확실히 후퇴할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 자가소유자의 비율은 2020년 기준 60.6%(국토부 자료)이야. 원래 집이란 것이 비싼 자산이라 어느 정도 연령이 되어야 살 수 있는 것이긴 하지만, 지금 서울에서 집 한채 산다는 것은 부모라도 잘 만나지 않으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다들 아는 일이지. 최고 스펙의 맞벌이 부부가 서울에 집 한 채 사놓고 이자율 오르니 전전긍긍하는 것은, 그나마 부러운 이야기라고 해야할까. 어쨌든 그 소중한 자산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보유세, 양도세 등을 인하하고 세입자의 권리를 축소하는 것이 방향이 되겠지. 진짜로 집값을 잡거나 하는 대통령이 나온다면(그게 대통령 맘대로 되는 일도 아니지만), 아마도 전구민 반수 이상의 자산소유자들의 심각한 저항에 직면해서 탄핵 될지도 몰라.


나같이 어차피 집 없는 사람은 어디 싼데로 옮겨다니며 살면 되긴 해. 하지만 그것도 뭔가 일자리, 일거리가 있어야 하는 일이겠지. MZ세대들은 100세 세대들과 일자리, 일거리를 놓고도 심각하게 경쟁하게 될 거야.

평균수명이 늘어나니 정년을 연장하자는 움직임은 지금도 보이고 있고 이것도 강화될 전망이야. 민간기업에서야 가치가 있는 인력이면 나이와 상관없이 모셔가지만 사실 노인 세대가 되어 경쟁력 유지하는 사람은 극히 드믈고, 결국 관공서와 공기업부터 정년 연장을 시작해서 결국 민간부문에도 어떤식으로든 영향을 미치겠지.

노는 걸 죄로 아는 잘못된 인생관이 뿌리가 박힌 세대들이라 복지 강화해서 조기은퇴 시켜준다고 해도 별로 달가와하지 않을 듯하고.


결국은 80노인들이 60대들 ‘젊은 애들’ 취급하며 사회의 혈액순환을 가로막는 일이 생기겠지. 일본이 한국에게 순식간에 추월당하는 순간을 우리가 살고 있는데, 이 나라는 아마도 30년 내로 태국이나 말레이지아에 추월당하지 않을까. 결국 노령화와 그에 따른 기득권 강화라는 점에서 일본과 똑 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좀 더 심각하게 가지고 있는 나라니까.


이 모든 우려들은 각급 단위 선거를 통해서 민주적으로 제도화가 되겠지. MZ 세대는 100세까지 사는 베이비부머들 밑에서 70대까지 애드 취급 받으며 끌려다니게 될 거야.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제도적으로 압살당하는 거지.


재산도 더 많고, 배움도 (학력이라는 의미에서) 적지 않고, 숫자도 더 많고, 이익을 위해서는 단결과 모략에도 능한 이 세대들을 후속세대는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 것일까? 세월도, 민주주의도 후속세대의 편이 아닐 때에는?


소수가 기득권까지 가진 다수를 이기는 방법은 단 하나, 월등한 삶의 방식을 보여주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해.다행히 세상은 지금과는 다른 삶의 방식이 가능해지고 있지. 탈권위(탈플랫폼)의 세상이 도래할 것이고 이제까지 힘과 권위를 휘두르던 많은 것들이 천천히, 또는 급속히 힘을 잃어갈 것이야. 오로지 그 과정에서만 후속세대의 희망이 피어날 거야. 당장 몇 년에 한 번씩 한 사람을 뽑아서 나라의 모든 문제를 맡긴다는 식의 선거제도 자체도 멀지 않아 바뀌게 될 것이라 생각해.


실은 나도 그런 월등한 삶의 방식을 개발하느라 한동안 이 글을 못 쓰고 있었지. 나같은 사람이야 누가 대통령 되든 인생 좋아질 일은 별로 없어보이니 스스로 살 길을 찾아야지.

그리고 사람들이 궁금해하던 제4의 혹은 제5의 악인들에 대해서도 우월한 삶의 방식을 보여주는 것으로 복수하기로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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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Tiger Pir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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