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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국립 해양박물관

Autralian National Maritime Museum

<Australian Nationall Museum>


오전에 수산시장을 둘러보고 다음으론 국립해양박물관. 처음에는 의욕 넘치게 걸어가려 했으나 좌절.

걸어서 40분 정도니까 구경하며 가면 못 걸을 리 없는 거리지만, 실은 어제 오페라 하우스에서부터 뭔가 다리 근육이 쥔난 듯이 꼬인 탓에 절뚝절뚝 하며 걸어다니고 있는 중이다. 


버스가 있긴 한데, 그래도 버스 타러 가고, 또 내려서 걷는 거리가 족히 15분이 된다. 거기에 버스타고 이동 시간이 거의 20분 가까이. 사실 시간으로 보면 크게 줄어들지도 않는다. 정상 컨디션이었으면 필히 걸었을 거리다. 그래도 버스를 탔다.


박물관에 도착해서 티켓을 사는데 매표소의 청년이 어디서 왔냐고 묻는다. 한국에서 왔다니 "감사합니다!" 하네. 요즘 한국어 잘 하는 외국인들 정말 많아졌다.


실내 전시보다는 우선 밖의 배들을 둘러본다. 여긴 뭐든 5시면 닫는 곳이고, 배들은 조금 더 일찍 마감하기에, 그리고 실물 배를 많이 보고 싶어서...



처음 인도된 곳은 잠수함인 HMAS Onslow. 잠수함을 실물로 보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벙커를 보면 체구 큰 사람은 굴러 떨어지기 좋겠다 싶은 좁은 구조. 나같은 사람은 폐소공포까지 있어서 잠수함 탔으면 발광을 했을 거다.


<갤리>


역시나 가장 궁금한 곳은 갤리. 잠수함 사이즈로 보아 그래도 수십 명 승조원이 탈 것 같은데 이런 좁은 공간에서 뭘 해먹였나 싶고... 한창 때 젊은이들이라 뭐라도 잘 먹었겠지 싶기도 하고...



확실히 장교 선실은 달라.



어휴.. 문은 닫히냐?


<HMS Onslow>


제법 규모가 있는 잠수함으로 아마 원양 작전도 가능했고 수행했을 듯한 배다.



이것은 구축함 HMAS 벰파이어. 아, 참고로 HMAS는 'His(Her) Majesty's Australian Ship, 국왕(여왕) 폐하의 호주 함선'이라는 뜻이다. 이 나라가 아직도 형식적으로는 영국의 식민지라서, 해군도 로열 네이비고 따라서 해군의 함선들도 형식상으로 국왕의 배가 된다.


엿튼 이 구축함은 의료시설도 따로 있다.



확실히 큰 배는 갤리도 좀 크다. 이 정도 사이즈가 되면 여나믄 명이 같이 일하면서 피시엔 칩스나 오믈렛 말고 다른 것도 해먹일 수 있겠다.



포탄 사이즈가 제법 어마어마하다. 구축함은 사실 거포를 장착한 배도 아닌데 이 정도구나. 



여긴 라운지 느낌의 공동 공간. 


<HMS Vampire>

이제 다시 실내로 들어간다.


그나저나 쿡 선장이 탔던 HMS Endeavour호의 실물 레플리카도 전시를 한다는데 그 배를 못 본 것이 아쉽다. 엔데버호는 현역이라서 지금도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그 기간에는 당연히 전시를 못 한다고. 이 때는 마침 어딘가 항해중이었던 것일까. 실물 배를 보면 세일과 리깅을 좀 자세히 관찰해보려 했는데 말이다.  



배의 단면도와 이런저런 정보들.



그래, 아이스크림 기계 정도는 있어야 선상반란을 막을 수 있을 거야.



배 안의 다양한 장치들.



탄약들.



비중은 작지만 호주 원주민들의 해양문화 전시에도 눈이 갔다. 이들이 태평양 곳곳의 작은 섬들까지 퍼져나간, 그리고 아마도 남미 서해안까지 닿은 그 사람들, 그 장비들, 그 문화들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보트>


이 스피릿 오브 오스트레일리아는 티비를 통해서 친숙한 배인데 여기서 실문 전시를 보게 되었다. 영국에 있을 때 티비로 봤던 다큐멘터리에 등장했었다. 다큐멘터리는 이 배 이전에 기록을 가지고 있던 영국인 도널드 캠벨의 입장에서 기록된 것이다. 도널드 캠벨은 8 차례나 세계신기록을 세웠던 60년대의 제왕이었지만, 스피릿 오브 오스트레일리아에게 추월당하자 새로운 기록을 새우려고 도전하다가 사고로 사망한 비극적 인물. 



피어몬트 브릿지를 건너서 사람이 바글대는 달링하버로 향한다. 오늘도 마이 걸었다. 이제 저녁 먹고 슬슬 숙소에 쓰러질 타임. 두 시간 밖에 안 빠른데 뭔가 신체는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는 사이클로 급전환이다. 이 나라가 원체 얼리버드가 많고 나도 해가 있을 때 보러 다닐 것이 많아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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