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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라]헬름 와이너리 & 쇼 와이너리

캔버라 와이너리 투어 1

<Helm Winery>

오늘은 캔버라 인근의 와이너리 투어다. 호주에 살면서 와인취향을 개발한 동생군과 제수씨, 동생군의 학교후배(?) 부부와 나까지 5인조. 동생군이 운전을 자처해서 매우 고마운 마음이다.


처음 간 곳은 헬름 와이너리다. 와이너리 창업자인 헬름 선생께서는 원래 한국으로 따지면 농업기술센터 같은 곳의 공무원이셨는데 일찌기 와인 산업의 미래를 보고 급퇴직해서 급창업. 그게 70년대 이야기라고 하고, 그래서 헬름 와이너리가 이곳에서는 원로이자 터줏대감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업력뿐 아니라 수준도 높은 곳이라 동생군이 첫 테이스팅 코스로 지정방문. 위치 자체는 캔버라 시내에서 좀 먼 곳에 속한다. 



이 분이 헬름씨. 뭔가 캔터키 할아버지 같은 느낌도 있는 분.

와인에 대해서, 그리고 켄버라 와인의 로컬리티에 대해서 제법 대화를 많이 나누었다. 흔히들 캔버라를 리슬링 디스트릭트라고 생각들 하고, 대표와인은 리슬링인 것이 맞지만 실은 여러가지 품종(카베르네 소비뇽, 예를 들어)을 생산한다고 한다. 그게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주위를 가리키며 이쪽 언덕은 리슬링, 저쪽 언덕은 카소에 더 맞는다고 하시네. 흔히 생각하는 테루아 개념과는 좀 차이가 있는 생각인데, 하긴 테루아가 원래 와인 스놉들 등치려고 생겨난 개념인 걸 생각하면 여기 호주 아저씨가 맞을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은 나중에 시음으로 검증하게 된다.




첫 잔은 리슬링. 감상은 'Decent' 정도. 독일 리슬링 정도는 안 된다 싶다. 독일 와인에 비해 싸지도 않고.



프리미엄 리슬링도 가성비가 좋다는 느낌은 아니다.



차라리 까소가 더 나았다는 느낌. 이것도 보르도의 유명 와인급은 아니지만(가격부터가), 그래도 가성비 감각에 리슬링보단 낫다 싶었다.


원통하게도 사진을 안 찍어왔는데, 실은 비오녜를 살짝 첨가한 프리미엄 까소는 고개가 끄덕여지는 훌륭한 맛! 이 스타일을 모방해서 캔버라 곳곳 와이너리의 프리미엄 버젼은 비오녜 첨가한 것이 많았다.


헬름씨는 사위가 싱가포르에서 큰 레스토랑 주방장으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나는 원테이블 예약제 레스토랑의 요리사라고, 술은 많이 못 팔아드리는데, 여기 꼭 한 번 더 오겠다고 말씀드리고 같이 기념촬영도 하고 왔다. 리슬링 지역이라고 소문난 곳에서 카베르네 소비뇽이 이렇게 훌륭할 줄은 예상도 못했고, 또 하나 공부가 된 느낌.


<Shaw Winery>


다음은 같은 지역의 Shaw Winery 쇼와이너리다. 동생군 말로는 여기가 엄청 훌륭해서라기 보단 여기 레스토랑이 괜찮아서 손님접대상 들렀다고.

일단 와이너리 건물부터가 때깔이 다르긴 하다.


<Masked Lapwig>

그리고 이 친구. 뭔가 영역을 침범당했다고 생각하는지 우릴 보더니 와서 꽥괙 빽빽 거리는 통에 상당히 성가셨다는... 밥 먹고 나오니까 또 그러는데 그것도 우리 일행한테만 그런다. 와이너리 직원이 나와서 에스코트를 해줘야 했을 정도.


<쇼와이너리>


확실히 규모가 크고 건물도 여러 동에 잘 정비되어 있다. 심지어 전기차 충전도 가능한 곳. 

하지만 저 멀리로 양철 지붕의 건물은 어쩌면 이 와이너리의 원형을 보존해 놓은 것일까.



일단 점심부터 먹으러 들어갔다. 내부가 가히 럭셔리 하다. 호주는 물가만 비싸지 럭셔리 컨셉은 어디 대도시에서도 좀 찾아보기 힘든 편. 평민적인 문화 때문에도 그렇고. 돈지랄 잘못 하면 찍히는 추세라고 한다.



<Shaw Rose>

반주로 곁들인 로제는 쏘쏘한 정도. 큰 인상은 없었다.


<다이닝룸>


피자도 쏘소한 정도.


테이스팅룸은 가본 곳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나올 때 그 아름다움을 칭찬해주고 나왔다. 


술은 아까 로제부터 그랬지만 큰 인상은 없는 편. 그저 무난한 정도인데 술값은 싼 편은 아니라고. 그래도 이 지역에 오면 한 번 들러볼만은 한 곳인 것 같다.


이제 오늘의 마지막 코스로 동생군의 애정하는 클로나킬라 와이너리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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