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라 북쪽, 경전철을 타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딕슨이라는 곳이 있다. 이곳은 캔버라의 1기 뉴타운 느낌이면서 상당한 인구와 상업지구가 자리잡은 곳, 그리고 또 캔버라의 차이나타운이기도 하다.
차이나타운이라지만 런던이나 인천같이 중국 일색까진 아니고,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음식점과 상점이 제법 고루 섞인 곳. 성룡의 부모님이 캔버라에서 중국음식점을 하셨다고 한다. 루비라는 이름의 그 음식점은 아직도 남아있는데(원래 이 자리인지는 모르겠다) 오너는 다른 사람으로 바뀐 모양. 지나가다가 보았을 때 슬몃 호기심이 일기도 했으나 성룡팬도 딱히 아니고 서구식 정통 중식은 좀 물리기도 해서 여기 이곳, 타이, 말레이지아, 라오스식 음식을 한다는 국수집으로 왔다.
주인장 가족은 중국인 같이 생기시긴 했다. 화교계 동남아 출신 호주인 정도 되는 걸까.
펀치였던 것으로 생각되는 빨간 음료. 펀치란 것, 정말 오랜만에 봐서 말이지. 나 어릴 때만 해도 되려 펀치가 꽤나 있었는데...
처음엔 라오스 음식을 먹어보고 싶어서 갔는데 메뉴판만 보곤 뭐가 다른지 알 수가 없었다. 호주에선 계속 고기만 먹어대서 약간은 속이 시끄러운 상태라 안전한 해산물쌀국수볶음. 먹어보곤 역시 후회했다.
뭐가 안 좋아서가 아니다. 보다시피 해산물도 넉넉하고 시판소스 사용인 것같긴 하지만 반대로 어디 가서 흠잡힐 구석은 없는 맛이어다. 바로 이게 너무 안전한 선택이어서 후회한 거다. 그냥 눈 감고 라오스음식 중 뭘 탁 찍었어야 했는데, 그래서 나온 것이 나로선 구분 안 가는 동남아식(인도 음식과 파키스탄 음식 구별 못 하듯이)이었을지언정 그걸로 경험치가 1은 올랐을 것인데 그런 기회를 차버렸다.
본래 어디 가서 뭐 모르겠으면 그것부터 시키는 편인데, 컨디션 꼬이면 판단력도 흐려진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