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에서 동북식 짜장면 먹어보기
시드니에서의 마지막 식사다. 이 밥을 먹고 나면 공항으로 향한다.
항상 떠나는 발걸음안 아쉽다. 도심이지만 시드니의 공기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맑고 깨긋하다. 이 초여름은 꼭 먼 여행지가 아니더라도 아쉬울 판. 시드니공과대 캠퍼스(도시와 구분이 어려운 오픈형 캠퍼스다)를 이리저리 누비다가 다시 차이나타운에 발걸음이 닿았다.
이 집은 처음에도 좀 눈여겨 두었다. 북방이라는데, 왠지 동북요리집일 것 같은 느낌이어서. 왜 동북요리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르겠다. 랍면, 중국어 발음으론 '라몐'은 사실 서북지방이 유명한데. 그냥 느낌이 강력히 동북이었다.
캔버라에서 동북음식을 먹긴 했는데, 서울에서도 대림동 같은 곳에 가면 동북요리가 드믈진 않은데, 아니 어디든 연변에서 온 조선족 동포가 운영하는 집이라면 기본이 동북 요리인데, 그래도 뭔가 고픈 느낌이다.
아직 점심으론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지는 않다. 거의 대부분 중국어를 쓰고 있다. 시드니공대의 유학생이거나 여행객이겠지. 어느쪽이라도 이상하지 않은 위치다.
메뉴판에서 보자마자 이거다 했던 짜장면, 자쟝미엔. 이것은 산동이 원산지인 음식으로 아는데, 산동식은 국물이 좀 흥건한 편인 경우가 많고 개인적으론 별로. 오히려 동북쪽을 가면 짠 춘장을 살살 비벼가며 먹는 방식이 많은데 이 쪽을 선호한다.
이 집은 고기를 넣고 볶아서 많이 짜지도 않고(살살 조심스레 비비지 않아도 됨) 어느 정도 단 맛이 돈다. 아마도 이게 대중적인 취향엔 훨씬 맞겠지만, 동북 짜장면을 향한 그리움은 여기서도 채워지지 않았다. 언제 다시 중국 갈 기회가 될까. 대련도, 심양도 그립고 안 가본 장춘이나 하얼빈도 가보고 싶다. 시드니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하며 하는 생각으론 좀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