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반미
순서가 좀 바뀌었는데, 호치민에서의 이틀째 아침. 미술관 가는 길이다.
베트남 커피는 주로 로부스트로 브라질에 이어 세계 2위의 커피 생산국. 일단 그렇게 알고 있는데, 인스턴트 커피에 주로 쓰는 로부스트라지만 여기가 커피의 나라가 아닌 것은 아니다. 더운 날씨도 있어서 커피 소비량은 거의 막대한 수준인 듯하다. 베트남이라면 연유를 탄 커피가 알려져 있는데 안 탄 커피도 뭔가 크리미하고 달큰한 맛이 있는 경우가 많다.
길거리에서 사 마신 모토커피도 그런 특징. 설탕도 시럽도 없지만 약간은 달큰한 느낌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하루를 시작.
중심가이다 보니까 가는 곳마다 화려한 건축물들.
정신 놓다가 사고가 날 것 같은, 오토바이와 사람이 혼재되고 신호는 종종 무시되는 거리다. 하지만 베트남 인민을 믿고 적당히 눈치 봐서 앞으로 나가면 된다. 절대로 당신을 치고 지나가지 않으니까. 한국 기준으로 기다렸다 가려고 하면 절대 앞으로 못 나간다.
사람을 치지는 않는데 핸드폰이나 가방 날치기는 한다니 그건 조심.
미술관에 다 와서 좀 출출한 기분이 들어 마침 보이는 반미 하나. 가격도 싸다.
들어가는 것에 여러가지 옵션이 있을 것 같지만 그런 의사소통까지야... 그냥 손가락 하나 펴면서 "원" 하고 아지매는 질문도 없이 알아서 만들어 주시고. 이것도 가격 참 저렴해. 쌀국수보다 반미가 싼 듯.
저건 인스턴트로 일종의 파테를 만든 것 같고, 그 위엔 연유냐 마요네즈냐. 엿튼 저건 먹고 싶진 않았는데 안 넣어주심. 뭔가 베이직 버젼이었던 듯 ㅋㅋ
돼지보단 물고기나 닭고기가 들어갔을 것 같은 햄에다가 뭔가 소스 바르고 고수, 고추, 양파 등등. 신선한 고수는 한국에선 맛보기 힘든 옵션이고 그럭저럭 길거리 푸드로서 적당한 구색과 맛이다.
놀라운 것은 반미. 이야, 이런 반미는 어디서 사온 것인지 직접 구운 것인지, 엄청나다. 바게뜨가 오리지널인 반미는 무릇 껍질이 어느 정도 이상의 인장강도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 지론. 반면 속이 지나치게 밀도가 있으면 안 되데 건조해질 정도라도 곤란하다. 이 길거리 반미는 S급 까진 아니라도 서울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수준(그러니까 한국에서 반미가 좀 대강 구운 빵들에 들어간다는 것). 역시 베트남은 반미의 나라구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