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남미가 찰지다!
초점이 엉망이지만 알록달록 화려한 약밥은 눈에 들어오시겠다.
처음 가는 베트남. 이곳은 길거리푸드가 또한 유명한 곳이다. 시장에서 먹은 미꽝은 경험치 상승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솔직히 엄청 맛있는 것은 아니었다. 시장을 나와서 숙소로 돌아가려고 앱을 보며 어슬렁 거리는데, 배가 충분히 부르지만 이런 어여쁜 음식이 있으니 그냥 갈 수는 없겠다.
말은 안 통하지만 2종류면 얼마, 3종류면 얼마 같은 이야기쯤이야 서로 어려움이 없다. 관광지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이 주변 상인들 이런 상업영어는 남대문시장보다 능숙한 느낌이다.
쌀, 벼의 원산지는 동남아시아나 인도의 어디쯤으로 추정되는 바, 그것은 이쪽이 종다양성에서도 가장 고도화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이런 색색의 쌀은 좀 놀랍다. 색이 있는 쌀이야 우리나라에도 있지만 흑미, 홍미, 녹미 정도일까. 여기는 보라색, 주황색도 있다. 어쩌면 색을 들인 것인지도 모르지만...
밥을 먹고 나와 부른 배에 두 가지만 달라고 하니 5만동쯤 달라고 했던가. 시장 주변 물가는 살짝 비싼 느낌이다.
당간, 우선 놀란 것은 그 쫀쫀한 식감. 이건 완전 찰밥이다. 우리가 아는, 불면 날아가는 안남미가 전혀 아니다. 여기도 찹쌀이 따로 있긴 할 터인데, 그렇다면 오색 찹쌀이 개발된 것인가? 여기서 한 번 생각하고, 또 다음으로는 이 밥을 먹는 방식. 코코넛 시럽이랄까, 설탕과 코코넛이 1:1 정도 비율일 것 같은 아주 단 소스를 부어준다. 밥맛이 어떻고 이런 것을 분간할 겨를이 없이 달다. 밥으로 먹자면 좀 너무 단 느낌이 있지만 뭔가 디저트 개념으론 탄산음료 곁들이면 꽤 맛나게 먹을 수 있을 듯. 거의 떡 씹는 쫄깃함에, 코코넛 말고 다른 과일이나 시럽을 곁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짠 것 올려서 주먹밥 같은 기분으로도 먹을 수 있을 듯.
이건 오기 전에 한 번 더 먹어봐야지 했는데 의외로 다른 곳에선 별로 못 보았다. 다음에 가면 진짜 꼭 색색으로 다 먹어보고 시럽은 빼달라고 해야겠다.
숙소까지 휘적휘적 걸어오는 길.
베트남의 밤은 언제나 뜨겁고 이곳 사람들은 우리가 한 여름에 하듯이 밤 늦은 시간에 나와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일상인 모양이다. 사람이 모이는 곳엔 그만큼 먹을 것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