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 카페, 서점
배 타는 것을 좋아하는 편. 한강 유람선은 안 타봤지만, 다른 나라, 다른 도시에 가면 배를 탈 수 있으면 타는 편이다.
여기 호치민에는 유람선 개념이 아니라 대중교통으로 강을 오가는 페리가 있다 해서 타보기로 했다.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페리 터미널.
뭔가 나라를 구한 장군님이신 듯. 이 장군님 상 주위로 라운드어바웃이 있는데, 베트남에서 길 건너기에 어느 정도 적응했다 생각했지만 여긴 난이도가 좀 다르더라. 어찌되었건 눈치 보고 기다리다가 무사히 건넘. 횡단보도는 별로 의미는 없는 곳이다.
인터넷에도 그런 이야기가 나오긴 했는데, 막상 가니까 아직 점심시간도 한창 전인데 오후 늦게 마지막 배 말고 이미 매진이다. 좀 지루할 수 있지만 싸고 편안하게 현대화 되어가는 호치민의 스카이라인을 감상할 기회였는데, 다음을 기약하자.
그렇담 이제 천상 걸어서 시내로 다시 간다. 사실 어딜 가겠다는 목적지도 확실치 않은 상태. 그저 걷는 거다.
날은 덥고 땀은 비오듯 흘러 쉬이 피로해진다.
시인민위원회 청사 부근의 푹롱이라는 커피숍에 들어갔다.
베트남 커피는 연유를 안 넣어도 뭔가 그런 분위기가 느껴진다.
좀 깼던 것이 화장실이 없다. 없다고 한다.
아니 커피숍에 화장실이 없다는 게 말이 되나? 하지만 없다는데야 어쩌겠나. 재빨리 나와서 화장실이 있을만한 곳으로 향한다. 엄청 큰 쇼핑몰 화장실에 들러 해결을 하고 나왔다.
그리고 돌아다니다 들어간 책방. 외관 사진을 안 찍어서 책방 제목을 모르겠네. 굳이 무거운 책을 사려고 간 것은 아니고, 그저 어디가나 책방은 궁금하니까. 외국서적이 많은 책방이다. 가격은 꽤나 비싸다(당연). 예술작품 같은 것도 전시하고 같이 팔고 있다. 스태프는 영어가 가능한데 사진 찍어도 되나요 같은 것 말고 할 말은 없어서....
계획이 어그러저서 무작정 프리 플로팅 한 한나절. 도시에 대한 경험치를 쌓기에 나쁘진 않다. 도시가 급격히 성장하는 데 비해서 아직은 지하철도 없다는 불균형 상태의 도시. 하지만 이런 상태가 오히려 매력적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