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 좋고 팔자 좋은 황제의 별궁
첫 방문지는 베트남 최후의 황제인 바오다이 황제의 별궁이다. 입장료도 있다.
일단 보이는 건물엔 약간 실망(?)했지만, 정원이 제법 넓다 싶다. 언덕 위에 있어서 달랏 시내를 내려다볼 수도 있고 좋다.
발토시 착용 필수.
별궁이라지만 황제의 거처인데, 그리고 베트남이 작은 나라도 아닌데 생각보다 소박하다 싶었지만, 실은 여기 달랏에만 궁전이 셋이고 여기 하궁이 제일 작다고 한다. 달랏은 프랑스 사람들이 식민통치를 위해서(그리고 아마도 더위를 피해서) 건설한 도시. 궁전의 건축 등도 프랑스 사람들이 주도권을 잡고 했을 것이다. 이 건물의 건축가도 프랑스 사람.
주방은 십여명 스태프가 일할 정도라, 이것도 작다고 할 순 없지만 황제의 스케일은 아니라는 느낌.
왕자, 공주들이 다 방들이 있어서 손님을 많이 수용할 구조는 아닌 듯 하다.
인상이 아주 좋은 황제다. 허수아비 황제로 즉위와 퇴위를 반복하다가 마지막에는 프랑스로 망명해서 거기서 죽었다. 이국에서 유명을 달리한 것은 좀 드센 팔자일지 몰라도 평생 실권도 실력도 없으나마 우두머리 노릇을 하며 제법 호의호식했으니 인물값은 했달까.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의 시대는 지났다. 다들 이미 용이 되어서 승천했고 다음 차례는 동남아시아의 베트남과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차례인 것 같다. 이들 나라들이 어엿한 선진국 대접을 받을 때가 오면 국제질서는 많이 바뀌어 있을 것이다. 그다지 먼 미래의 이야기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