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Drink Anew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프리미엄한주 테이스팅노트 43. 정읍 송명섭막걸리

백지불경 들여다보다 선에 빠진다

<제원>

재료: 쌀 17.5%(국내산), 누룩 0.85%(국내산)

도수: 6% 

용량: 750ml

용기: 백색불투명플라스틱

기타: 합성첨가물 없음

살균여부: 생막거리, 30일


<연락처>

태인합동주조장

전라북도 정읍시 태인면 창홍2길 17

010 3164 4081


<맛>

산미: 중상

감미: 하

탁도: 3/7

탄산: 중


<코멘트>

오랜만에 맛보는 송명섭막걸리. 십여년 전에 처음 썼던 테이스팅노트에도 '싱거움'을 토로했었다. 신 맛도 단 맛도 쓴 맛도 튀지 않고 잔잔한지라 달달한 막걸리에 익숙한 입으로는 당연히 싱겁다. 나름 송명섭막걸리도, 다른 막걸리도 마실만큼 마시고 난 후에도 역시 싱겁다. 그런데 배치마다 조금씩 다른 맛과 숙성에 따라 달라지는 변화를 추적하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빠져서 마니아가 된다.


손오공과 삼장법사가 천신만고 긑에 천축에 도착해서 받은 불경이 백지불경이었다고 한다. 밑에 누군가가 좋은 것이라고 백지불경을 주어 보냈다니까 부처님이 '그 이들 깨달음이 얕아서 백지불경은 쓸모가 없을 것이다, 바꿔 주어라' 했다는데, 아니나 다를까 가던 길에 불경이 백지인 것을 확인한 손오공은 길길이 뛰고 부처를 죽이네 살리네 했다지. 술이 진하고 향기로운 것만 좋은 게 아니고 이렇게 명상 같은 술도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프리미엄한주 테이스팅노트 42. 남양주 그래, 그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