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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구수한 향, 은은한 단맛의 쇠머리벼(만생종 메벼)

이것도 참 맛있는 밥쌀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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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머리벼를 검색하면 '쇠머리지장' 이라는 토종쌀이 자꾸 뜬다. 쇠머리벼는 쇠머리지장과는 다른 품종이고, 홍성군지에 재배했던 기록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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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이라면 배젖(심백) 부분이 한쪽으로 몰려 있는 것. 일본식의 주조호적미(양조용 쌀) 개념이라면 이건 완전히 실격이다. 물론 한국 양조가들은 양조에 대한 생각이 좀 다르기도 하고, 지금은 밥 짓는 것이니 배젖의 위치는 상관이 없다.


쌀알이 조금 작으니 물을 조금 적게 잡고 돌솥으로 지어본다. 쌀알이 작으면 같은 무게의 쌀일 때 표면적이 넓어져서 물을 빨리 흡수하게 된다. 무신경하게 한 시간이고 삼십 분이고 씻은 쌀 공기 중에 노출시켜 받쳐놓는(!?) 밥짓기라면 상관 없을지 모르지만 내가 해보니 그렇게 오래 받쳐둘, 혹은 담궈둘 필요는 없다. 물에 푹 담그는 밥짓기가 아니라면 쌀 씻는 시간의 길이는 상당히 미묘한 차이를 만든다. 특히나 나같이 된 밥, 단단한 밥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쌀씻기 일이 분, 물 몇십 밀리리터 차이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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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뜻대로 나왔다. 작은 쌀알이니 밥알도 좀 작지만 식감이나 맛에 부정적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것 같지는 않다. 크기보다는 균질도, 좀 더 구체적으로 불량미와 싸래기의 비율이 밥맛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밥맛의 첫인상은 구수하다는 것. 구수한 밥맛을 내는 쌀들은 대개 그런(구수한) 향이 난다. 쇠머리벼의 경우에는 향보다는 맛에서 그런 느낌이 더 온다고 해야할까. 언어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은 부분이다. 토종쌀 거의 전부에 공통된 특징이긴 하지만, 씹을수록 은은한 단맛이 길게 뻗어나간다. 이것도 참 맛있는 밥쌀이구나.


구수하고 단맛이 은은한 쇠머리벼, 오늘의 밥짓기는 85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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