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
모과가 싸게 나온 김에 청을 담궈볼까. 향은 역시 모과청이지.
모과차는 생강이나 기타 성분이 들어가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 청에 더운 물을 부으면 된다.
청이 뭐 별 것 있나. 썰어 넣고 설탕 재면 끝이지... 라고 생각했지만...
일단 모과 표면은 지저분하고 흠이 많아서(그래서 싼 거일 거임) 잘 씻어준다. 모과 표면은 만져보면 누구라도 알 수 있듯이 파라핀 같은 두터운 무언가가 코팅이 되어 있다.
물로 씻는 것으론 좀 부족한 듯해서 소금으로 빡빡 문데 준다. 그리곤 작은 칼로 열심히 벗기고 도려내주면 준비 끝.
자 그리곤 모과를 썰자....고 했는데 이거 보통 느낌이 아니다. 칼이... 안 ... 들어가.
평소 참치 같은 큰 생선 등뼈 자를 때 쓰는 중식도가 동원되었는데, 진짜 참치 뼈 자르는 것보다 힘이 더 들어갔다.
첨엔 깍뚝썰기 식으로 해서 다질려고 했는데 결국 얇게 썰어내는 방식을 취할 수 밖에. 모과 처음 썰어봐서 잘 모르겠는데 모과는 다 이런 건가...
어쨌거나 무사히 병입하고 동량의 설탕을 넣어주었다.
지금은 설탕은 다 녹아서 액체가 상당히 나왔다. 기나긴 겨울 동안 감기도 걸렸었는데 정작 한 번도 차를 안 끓였네. 지금쯤은 제법 향이 깊어졌을 것이다. 눈에 보이는 곳에 뒀는데도 뭔가 아까와서 손이 잘 안 갔다. 사실 모과향이 너무 튀어서 음식에 넣기도 좀 조심스럽기도 하고. 내일이라도 열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