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는 맛있고 하나는...
주문진 어민시장에 갔다가 처음 본 생선, 이것은 감자돔이란다. 값이 매우 헐하다.
이것은 자리돔. 진짜 자리돔 맞나 싶게 싸다. 제주도에선 자리돔 물회와 옥돔은 사위대접용이라던데.
우선 감자복부터 손질해본다. 감자복이라고 구글링을 해봐도 전혀 흔적도 없고, 사진을 찍어 검색해봐도 아귀나 뭐 그런 생선들만 나온다. 감자... 복이라지만 복어 같은 느낌도 아니고. 크기는 작지만 육질 같은 것을 보면 물곰이나 장치 같은 류인데... 내장은 손질하긴 어렵지 않은데 조물락거리다 보니 냄새가 좋지 않다.
회로 먹을 건 아니고, 구워 먹을 견적도 아닌 것 같으니 끓여보자.
대략 국물용 채소를 넣고 끓이다 투하했는데... 이건 도저히 아니다 싶다.
끓일수록 강하게 올라오는 이 냄새는 정확히 손질 안 된 곱창 냄새다. 응, 똥냄새 난다고.
비위 좋은 나지만 도저히 못 먹겠다. 이래서 싸게 팔았나. 육질이나 피부를 봤을 때 부패는 아닌데, 아니 이게 무슨 냄새야... 이건 못 먹는 정도가 아니라 주방에 둘 수가 없는 수준이라 재빨리 음쓰처리 ㅠㅠ.
자리돔은 포를 떠서 초절임도 하고
구워먹기도 한다.
과연 맛있는 생선이다. 돔류의 흰살 새선 다운 단단한 살맛. 팬에다 구우니 작은 생선이라 바스러지긴 했지만 맛은 좋다.
초절임 한 것은 마침 만들어 둔 감자 사라다에 얹어서 밥반찬으로.
주로 제주에서 잡힌다는 자리돔이 어쩌다가 이 강릉에서 이렇게 헐값에 팔리나 해서 찾아본 결과는 역시나, 이 친구는 자리돔이 아니다. 눈에 힘 안 주고 봐도 딱 그냥 아니다 싶게 다르다. 강릉 촌놈이 어디 자리돔 성한 것을 본 적이 있어야지. 그럼 뭐냐 싶어서 구글 렌즈로 검색을 해보니(네이버는 쇼핑만 잔뜩 뜬다) 아마도 이것은 볼락이겠다. 볼락이라면 조피볼락, 불볼락 같은 붉은 색 띄는 것은 주문진에서도 자주 보이는데, 이렇게 시커먼 것이 볼락이구나. 외모며 생김이며 볼락이 거의 맞는 것 같다. 이 친구도 쏨뱅이과라서 돔하고 별로 연관은 없지만, 맛은 도미 종류랑 비슷한 느낌이 확실히 있다.
이렇게 또 하나 배웠다. 다만 감자복은 여전히 미스테리이고 그 이후에도 어시장에서 본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