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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한주 테이스팅노트 11. 연천 연주(戀酒)

연천은, 가까운 편인 듯 그렇지도 않고.

전곡리 유적. 사람이 살기 좋았던 곳인가. 산도, 들도, 물길도 있으니 그렇겠지.

서늘한 곳인데 포도와 쌀이 잘 된단다. 이건 아마도 일교차가 크고 여름엔 더운 날씨라는 뜻.


박용수 대표가 연천으로 온 것은 연고가 있어서는 아니다. 여기가 땅 값 적당하고 술 빚기 좋은 곳이라서.

원래는 IT 개발자 출신으로 사업도 크게 벌였었다.

인생 제2막은 연천에서 술빚기. 마침 먼저 연천에 귀농해와 있는 권미영 이사를 만나 서로 크게 의지가 되고 있다.



양조장은 상업적으론 준비가 아직 덜 되었다. 시간이 좀 걸릴 것이지만, 이번 배치의 연주는 맛이 뛰어나다. 가격은 어리숙하다. 그래서 소개해 본다. 정식 데뷔 때에는 겉도 속도 다 달라졌을지 모르지만.


<연천 연주 테이스팅노트>


<맛>

산미:중상

감미:중하

고미:중

감칠맛:중

점도:3/7


<코멘트>

연천과 사랑에 빠진다는 연주다. 맑은술. 그중에서도 현재 시장에서 드문 드라이한 쪽의 청주다. 

우선 산미가 인상을 결정한다. 그 뒤를 이어서 바로 쌉쌀한 향이 치고 들어오는 시점에서 청량감은 최고조에 이르고 목으로 넘어가고 음미해보면 은근한 곡류의 감칠맛과 수줍은 듯한 단 맛의 흔적이 느껴진다. 

술꾼은 드라이한 술이라지만 시고 쓴 맛만으로는 술꾼들의 사랑을 받지 못한다. 이런 미묘한 부분들이 디테일을 채워줘야 하는 것인데 그런 면에서 연주는 아주 훌륭하다.  숙성도 지금부터 한동안이 전성기라고 할 딱 그런 상태.

다만 신생 양조장이고, 시설이 완비되지 않아서 늘 이런 술이 나올 것이라고 장담은 못한다. 


한자로는 연연주(漣戀酒)이다. 물놀이 연과 사랑할 연. 박용수 대표의 작명 설명 중에 물놀이 얘기는 없지만, 한탄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연천, 그 두 물머리가 만나는 지점에서 보면 크기로는 설명할 수 없는 장엄함이 있다. 그리고 래프팅이며 카약킹을 즐기기에 적합한 곳이기도 하고. 물놀이 좋아하는 필자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공감이 가는 작명이다.


이번 배치에 한해서 9.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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