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없어서 망하는 겁니다
새 가게 계약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사실 제가 연남동에서 험악한 일을 당하고 임대료만 겨우 돌려받고 나온지라 계약만 덜컥 했지 인테리어 할 돈도 없습니다만, 어떻게든 되겠죠..
당장 돈이 좀 없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지금이 대폐업의 시대라는 겁니다. 제가 자리잡은 종로 상권도, 강남의 어지간한 역세권도, 홍대 연남동도 가는 곳마다 공실이 쉽게 눈에 띄네요. 권리금은 눈에 띄게 줄었고 임대료도 슬슬 하향압력을 받는 것 같습니다. 지방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제가 사는 강릉만 해도 전통적인 중심상권인 대학로는 초토화라는 말이 결코 부족하지 않을 정도고 대표 관광상권인 경포-초당과 신도시 핵심상권인 교동상권 정도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니까요.
저는 지금을 음식점들이 '사진관 망하듯이 망하는 시대'라고 표현합니다. 디지털카메라가 들어오면서 필름판매와 현상, 인화로 먹고살던 사진관들이 망하는 건 개별 사진관의 노력이나 기술 문제가 아니었듯이 이제 식당도 대부분 망해나가서 앞으로 5년 정도 후에는 지금의 절반 정도만 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원인에 대해선 차차 자세히 짚어보겠지만 결국 '사람'이 없어서라 생각합니다. 음식값이 오르니까 사먹는 수요가 확실히 줄었어요. 회사원들의 야근과 회식이 줄면서 저녁은 진짜 옛날같지 않아졌고 점심도 배달옵션도 있고, 구내식당엔 외부인도 와서 밥 먹고, 도시락 싸는 사람도 늘고 있지요. 손님이 줄었습니다. 먹을 '사람'이 없습니다.
음식값이 오를 이유는 너무 많지요. 기후변화에 환율도 뛰고, 인건비도 오릅니다.
인건비, 오른 것도 사실이지만 올려준다고 쉽게 사람을 구할 수도 없습니다. 분명 무경력-저경력자의 초임은 올랐습니다. 당장 돈을 안 올려주면 아무도 안 오니까요. 그런데 경력이 높은 사람들의 실링이 꽤나 낮아서, 이 길이 '커리어'로서는 경제적인 매력이 떨어지지요. 그러다보니 초임이 좀 올라도 젊은 사람들이 많이 오지는 않습니다. 음식물가의 가장 큰 드라이버는 인건비라고 보입니다. 일할 '사람'도 없는 거지요.
이 대폐업의 시대에 창업을 하면서 살아남을 비책을 고민했습니다. 하루하루 가게를 만들어가며, 또 운영하며 이 고민을 같이 나누려 합니다. 지하상가 10평 작은 식당이 살아남는 법, 보여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