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보면 왜 10년 내로 식당이 반으로 줄어들 지가 보입니다
제가 자리잡은 수송동은 종로와 광화문사이의 전형적인 오피스 상권입니다. 입지도 대형 오피스텔 건물의 지하라서 관광객 접근성 등은 기대하기 힘들고요. 따라서 평일 점심 영업에서 매출의 70% 이상이 결정됩니다. 일요일은 물론이고 토요일에 영업하는 집도 지하층엔 열 대여섯 곳 중 딱 한 집밖에 없는, 그런 상권입니다.
우선 이 상권의 가상의 어떤 가게를 예로 간단한 시뮬레이션을 해보겠습니다. 가상이라지만 실제로 영업을 하고있는 어떤 가게를 염두에 둔 숫자들입니다.
같은 층에서 가장 사람이 많고 점심엔 항상 줄을 서는 어떤 집을 시뮬레이션 해보겠습니다. 저녁에도 다른 집보다 손님이 많은 편입니다. 점심2회전, 저녁 1회전 잡아봅니다. 사실 저녁1회전은 좀 낙관적이긴 합니다만 점심엔 2회전이 넘을지도 모르니 상계합니다. 객단가는 점심 12,000원, 저녁 15,000원 정도로 잡고 일하는 사람은 사장님 포함 다섯 분으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주력 메뉴가 9,000~10,000원인 이 집 특성 상 점심 객단가도 살짝 낙관적이긴 합니다만...
이 집은 평수가 30평이 좀 넘고 48석 정도가 됩니다. ChatGPT군에게 시뮬레이션을 정리시켜봤습니다.
① 임대료
4,500,000원 (관리비. VAT포함)
② 인건비
급여: 2,500,000원 × 5명 = 12,500,000원
4대보험(사업주 부담): 약 625,000원 (급여의 5% 가정)
합계: 13,125,000원
③ 소모품
300,000원
④ 유틸리티(전기/가스/수도 등)
800,000원
⑤ 기타 비정형 비용
200,000원
⑥ 감가상각비
인테리어·집기 48,000,000원, 5년(60개월) 상각
48,000,000 ÷ 60 = 800,000원
= 19,725,000원
① 점심 매출
48석 × 12,000원 × 2회전 × 20일
= 23,040,000원
② 저녁 매출
48석 × 15,000원 × 1회전 × 20일
= 14,400,000원
③ 총매출
23,040,000원 + 14,400,000원
= 37,440,000원
식재료비 (28%)
37,440,000원 × 28% = 10,483,200원
부가세 등(매입분 공제 후)
37,440,000 X 5% = 1,872,000
월 손익
매출: 37,440,000원
식재료비: 10,483,200원
고정비(VAT 포함): 19,725,000원
부가세 등: 1,872,000
확실히 대박집은 돈이 좀 되는군요. 사장님 인건비도 반영된 순 수익이니까 한 십년 열심히 하면 서울에서 대출 끼고 아파트 한 채는 사겠습니다. 왠만한 대기업 다니는 것보다 낫겠네요. 하지만 이런 대박집은 우리 건물 지하와 1층 통털어 서른 곳이 넘는 식당 중의 두세 곳 정도입니다. 이 정도는 아니라도 점심엔 가끔 줄 서는 평타치는 집이라면 사장님 인건비 제하고 나면 딱히 남는다고 할 정도도 아니겠다 싶네요. 그렇다면 평일 점심 2회전은 물론이고 저녁 0.5회전도 할까말까 하는 보통의 영업집들은 딱 사장님 인건비(여기선 주5일 250만원을 책정했습니다) 벌기에 급급한 정도라고 해도 무리가 없는 가정이겠네요.
주5일에 250만원의 보상이라면 꿈이나 미래가 있다면, 그 일을 너무 사랑한다면 어느 정도는 희생한다는 기분으로 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가 부담이 되어서 못 하겠다 생각이 드네요. 하물며 그냥 생계를 위한 직업을 구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 정도 돈을 받고 식당에서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노동시장에서 다른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젊은이들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이유지요.
이 계산의 숫자들은 가상의 숫자지만 제가 자리잡은 곳의 구체적인 가게들을 보고 15년 외식업의 업력을 가지고 분석해낸 숫자들입니다. 여기가 상권이 서울 평균에 비해서는 꽤나 좋은 곳임을 감안한다면, 상권이 좀 떨어지는 곳들의 상황은 더 어렵다고 봐도 좋을 겁니다.
다음으론 좀 잘 안 되는 가게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이 집도 현실적으로 어떤 식당을 모델로 한 시뮬레이션입니다.
가게 규모는 20평 정도, 24석 정도의 자리가 있는 가게입니다. 점심 객단가는 12,000원으로 잡았는데, 실은 이 집의 주력메뉴가 10,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좀 넉넉히 잡았다고 봐야겠지요. 이 집이 점심 1회전, 저녁 0.5회전을 할 경우 어떤 상황인지 보겠습니다. 저녁은 반주라도 곁들이는 사람이 가끔 있으니 15,000원으로 잡았습니다만 사실 0.5회전이라는 것도 약간은 낙관적인 계산입니다.
ChatGpt 군에게 시뮬레이션을 정리시켰습니다.
① 임대료
3,000,000원 (관리비 포함)
② 인건비 (사장 포함 3인)
급여: 5,000,000원 (2,500,000 + 2,500,000)
4대보험(사업주 부담): 300,000원
합계: 5,300,000원
③ 소모품
200,000원
④ 유틸리티(전기/가스/수도 등)
600,000원
⑤ 기타 비정형 비용(기장수수료, 렌탈, 기타)
200,000원
⑥ 감가상각비
500,000원 (3,000만원 ÷ 60개월)
· 월 고정비 소계 (VAT 제외)
12,575,000원
· VAT ( 매입분 공제 후)
600,000
· 월 고정비 합계 (VAT 포함)
9,800,000원
① 점심 매출
24석 × 12,000원 × 1회전 × 20일
= 5,760,000원
② 저녁 매출
24석 × 15,000원 × 1회전 × 20일
= 3,600,000원
③ 총매출
5,760,000원 + 3,600,000원
= 9,360,000원
식재료비 (28%)
9,360,000 × 28% = 2,620,800원
월 손익
매출 9,360,000원
식재료비 2,620,800원
고정비( VAT 포함) 9,800,000원
→ 9,360,000 − 2,620,800 − 9,800,000
= −3,060,800원 (약 300만원 적자)
적자일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정말 처참한 적자네요. 건물주를 잘 만나서 시세보다 월세를 100만원쯤 덜 낸다고 쳐도, 이미 빡빡한 28%의 코스트를 5% 정도 더 줄인다 쳐도, 혹은 사장님이 갈아넣어 주말에 하루쯤 영업을 더 한다고 해도, 이 모든 조건을 다 합친다 쳐도 도저히 손익이 맞지 않습니다.
2~3명이 운영하는 가게들이 1회전으로는 도저히 채산이 맞지 않는 현실, 이것이 외식업이 대폐업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보게 되는 간단한 산수입니다.
식당뿐 아니라 서비스업 창업을 생각하시는 분들은 이런 산수를 깰만한 확실한 방법이 있지 않으면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