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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포트와인으로 육포를, 위스키로 아톨브로스를

순간의 요리사 뻬뺑


마데이라 와인은 아마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베네치아 상인들이 크레타에서 말바지아(Malvasia) 품종의 포도를 들여온 이래로 상당한 수준의 와인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마데이라 와인이 유명한 것은 말바지아라든가 하는 품종의 문제가 아니라, 증류주를 섞어 도수를 높인 주정강화 와인 덕분이다. 대항해시대의 총아이자 선원들의 필수품이 바로 포트와인이다. 포르투갈의 리스본이나 포르투가 중요한 생산지라서 포트와인이라고 부른다고도 한다.


선원들이 술 없이는 생활이 안 되는 정도라는 것은 이미 이야기했다. 문제는 적도를 통과하는 더위와 끊임없이 흔들리는 배라는 조건이 술의 보관에는 최악이라는 것이다. 베르사이유의 왕궁에서도 마차에 실려서 시달리며 온 와인은 최소 며칠간은 지하의 셀러에 두고 조용히 진정을 시켜서 낸다. 


술은 살아있는 생물이라 최적의 환경을 확보해주어야 좋은 상태로 마실 수 있는 것이다. 열대를 지나는 배의 흔들리는 선창이라니, 왕궁 지하의 서늘하고 조용한 셀러와는 정 반대 아닌가. 술의 상태가 안 좋은 정도가 아니고 술이 시어지고 써져서 마실 수가 없는 상태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일주일이면 족하다. 


대서양의 긴 항해에서 상하지 않는 술은 두 가지다.


하나는 홉을 듬뿍 넣어 쓴맛이 얼얼한 맥주다. 북유럽 출신의 선원들은 맥주가 없으면 선상반란을 일으키는 건 시간문제라고 할 정도로, 빵보다 더 중요한 보급품이 맥주다. 아무리 취향이라고 인정하려고 해도 나로서는 약같이 쓰기만한 술을 마시는 것은 사양이다. 그리고 상하지 않는다 뿐이지 미지근한 상태로 선창에서 몇 달이고 지난 맥주는 결코 즐겁게 마실 음료는 아니다. 그래서 선원들이 맥주를 취하도록 기를 쓰고 마시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지독한 이취를 잊기 위해서.


보르도나 부르고뉴 와인의 섬세한 맛은 이런 배 안에서는 도저히 보존할 길이 없다. 섬세함은커녕 적도에 가까운 더운 지역을 항해하다 보면 술 자체가 식초같이 시어진다. 


또 한가지는 알코올 도수가 높은 증류주이다. 증류주의 단점은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너무 빨리, 심하게 취할 수 있다는 점을 제외하고도 말이다. 굳이 또 흠을 잡자면 어느 정도 숙성을 시키지 않은 증류주는 거칠어서 마시기 불편한 술이다. 물론 선원들 중에 그런 걸 따질 사람은 없어보이지만.


그래서 와인에 독한 증류주(주로 포도 브랜디)를 섞어 도수를 높인 것이 포트와인이다. 오크통에 넣어서 싣고다니다보면 오래될수록 매력이 생겨나기도 하고, 어쨌든 와인은 와인이니까. 이 술은 특히나 스페인과 포루투갈 같은 이베리아 출신의 선원들에게는 북유럽 선원들에게 맥주와 같은 위상이라 없어서는 안 되는 보급품이다. 


스페인 왕위계승전쟁을 비롯한 영국과 프랑스의 라이벌전쟁 시리즈가 포트와인의 인기에 끼친 영향도 크다. 영국에서 프랑스 와인이 수입급지품목이 되자(프랑스에서도 수출금지 품목으로 지정해 버렸고) 대용품으로 포트와인이 영국에 소개되었고, 포트와인에 매료된 영국인들이 늘어났다고 한다.


“술이 남는 일은 별로 없지만 간혹 남으면 아메리카에서 쏠쏠한 돈벌이가 되지. 아메리카에서는 우리가 마시는 와인 같은 것은 생산되지 않거든. 스페인이나 프랑스 뿐 아니라 와인에 입맛을 들인 영국 출신 식민지 사람들은 원가의 몇 배나 되는 큰 돈을 주고 포트 와인을 사들인다니까.”


베테랑 선원인 페드로의 말이다. 


듣고보니 보급품 중에서도 긴요하기로 으뜸 같아서 아주 넉넉히 포트와인을 적재하기로 했다.




대서양 횡단항해의 필수 기착지이다 보니 마데이라는 온갖 국적과 언어의 사람들로 늘 북적이는 곳이다. 파리나 런던 같은 대도시 이상으로 익명성이 보장된달까.


‘어딘가로 사라질 기회가 없을까?’


마데이라에 도착하기 전부터 거의 본능적으로 드는 생각이었다. 


페드로와 몇 명의 선원이 같이 있긴 했지만 엄중히 감시한다는 분위기는 아니다. 저마다 이것저것 물건을 구입하느라 바쁘기도 하고 간만에 땅에 발을 딛고 신이 나서 정신이 팔려 있다. 보급품을 사서 짐을 배로 옮기는 과정에서 눈치를 봐서 이 인파 어디론가 슬쩍 사라져 버린다면 충분히 탈출이 가능하겠는데···. 


이미 머릿속으로 수백 번은 생각했던 일이고, 사실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페드로와 일행 몇을 따돌리는 것까지는. 


하지만 역시 단념했다.


일단 여기서 사라지는 것까지는 어떻게 한다고 해도 여기서부터 영국이나 프랑스로 다시 돌아가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항해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게 없으니 뱃사람으로 배를 타기는 어렵고 천상 배의 요리사라도 해야할텐데, 신분을 숨기고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 


온갖 사람들이 북적인다고는 했지만 그래봤자 좀 별난 이야기는 선술집에서 선술집으로 돌아다니는 선원들과 함께 하룻밤이면 항구 전체에 퍼지게 마련이다. 세인트주드호에서 사라진 베르사이유 출신의 요리사 이야기가 마데이라 전체에 알려질 것은 뻔하다. 


요행 세인트주드호가 출항할 때까지는 어떻게 산에라도 들어가 버틴다 치더라도, 그 후에 산에서 내려온 거지꼴의 사내 이야기가 돌지 않을 리가 없다. 이곳에는 영국을 비롯한 온갖 나라의 상관이 있어서 출항하기 전에 신고를 해두면 결국은 관헌에게 붙잡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콜드웰 선장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은 마음도 크다. 아무리 인간적으로 친근한 사이라고 하더라도 나는 분명 콜드웰 선장이 책임져야 할 ‘화물’이다. 화주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사람이고, 화물에 문제가 생기면 돈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것쯤 생각이 안 닿을 콜드웰 선장이 아닌데도 이렇게 자유롭게 내보내준 것은 분명 믿음의 표현이다. 그렇게 믿어준 사람에게 곤란한 일을 겪게 할 수는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정신을 차리고 우선 장보기에 집중했다. 우선은 술부터.


브리스톨에서 출항할 때 실어온 것 같은 맥주는 마데이라에서는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포르투갈은 맥주를 잘 만드는 나라도 아니고 많이 마시는 나라도 아니다. 애초에 아프리카 서부의 이곳은 맥주 같은 술을 만들기에 적합한 기후도 아니고 보리나 홉같은 재료가 재배되는 곳도 아니다. 


그래서 아예 영국에서부터 홉을 잔뜩 넣은 쓴 맥주를 충분히 싣고 왔다. 임페리얼 페일에일(IPA)이라나. 인도에 주둔한 영국군 보급품용으로 개발된 맥주라고 한다. 거기도 덥고 습한지라 맥주 원료를 재배할 수도 없고 양조를 하기에도 적합하지 않아서 본국에서 맥주를 만들어 보낸다고 한다. IPA는 보존성 강화 외에는 별다른 의도 자체가 느껴지지 않는 쓴 맥주다. 영국군이니까 좋다고 마시겠지.


역시 이곳에선 마데이라 와인을 사야한다. 거기에 예의 말바지아 와인을 조금 사고, 선원들에게는 언제나 최고의 술인 럼주도 샀다. 럼주는 카리브해에 도착하면 훨씬 싸고 좋은 것을 구할 수 있겠지만 어쩔 수 없다. 여기서는 위스키는 구할 수도 없고 브랜디는 워낙 비싸니 럼주를 안 살 수는 없다. 위스키는 콜드웰선장 개인 용도로 조금 사서 실어온 것이 전부다.


거기에 소금에 절인 고기, 신선한 물, 밀가루와 오트밀, 비스킷 등을 사야 한다. 소금, 설탕, 버터 등의 조미료와 올리브유는 물론이다. 


버터는 이런 날씨면 금방 다 녹아버려서 장기 항해에는 도움이 안 된다. 그래도 조금은 샀다. 선창 맨 아랫칸에 금속용기에 넣어 찬물을 갈아가며 용기를 냉각시켜가면서 잘 보관하면 한동안은 그런대로 쓸만 할 것이다. 프랑스 요리사에게서 버터를 빼앗는 것은 나비에게서 날개를 빼앗은 것 같은 일이니까.  


과일과 채소도 사겠지만 감자를 제외하면 어차피 길어야 열흘 정도도 버티지 못한다. 지금이 겨울이긴 하지만 적도에 가까운 무역풍대를 타고 이동하다보니 런던이나 파리 기준으로는 여름날씨다. 이건 따로 보관방법이 있는데, 그건 나중에 얘기하기로 하자.


한여름 같은 더위와 끊임없는 습기라는 환경 때문에 서인도항로, 대서양 횡단 항해의 선원들 식사는 모든 항로중에서도 가장 형편없는 것으로 이름이 높았다. 같은 장거리 항해라도 기착지가 많은 동인도항로는 신선한 식품을 구할 기회가 훨씬 많기 때문에 선원들 식사도 좋은 편이었다. 절인고기와 비스킷, 술 말고 다른 것은 별로 없다는 점에서는 큰 차이는 없었지만, 그래도 신선한 물과 채소를 구할 수 있고 소금에 절인 고기가 썩거나 벌레가 기어다니는 경우는 훨씬 적다고 하니까.


그래서 닭도 100마리쯤 사고 젖소도 두 마리 태울 것이다. 신선한 달걀, 우유와 고기를 공급받는 유일한 방법은 배에 산 짐승을 같이 태우고 가는 것뿐이다. 산 짐승이라 도축해서 바로 잡아먹으면 신선함은 보장하지만 짐승들도 꼬박 밥을 먹고 똥오줌을 싸는지라 배는 악취와 소음의 지옥이 된다. 게다가 소 같은 경우 건초나 곡물을 먹여야 하는데 그 비용과 부피가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이런 짐승들을 도축하면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어서 큰 배들은 가축을 싣고 항해를 떠난다. 우유가 있으면 어떻게든 버터를 만들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 큰 장점이고 말이다.




식재료를 사들였으면 차곡차곡 쌓아만 둬서 되는 건 아니다. 이 오귀스뜨 뻬뺑에게는 말이다.


배에서 먹는 절인고기라는 것은 아주 괴로운 물건이다. 장기항해를 위해서 고기를 보존해야 한다는 것은 알겠다. 소금에 푹 절이는 방법 말고도 실은 돈을 조금만 더 쓰면 방법은 많다. 따로 추가 예산을 받을 필요도 없이 마데이라 와인 한 통을 더 사는 것으로 끝이다. 


어려운 것도 아니다. 소금에 절인 고기를 약간의 허브와 마데이라 와인에 한 시간쯤 푹 담궜다가 꺼내서 말리는 것이다. 물론 이 때 고기는 얇게 저민 것이어야 한다. 와인과 허브가 잘 베어들어야 하니까. 또 고기를 술에 너무 오래 담그면 고기가 녹아버리니까 주의해야 한다. 


이렇게 소금에 절여 물기를 빼고 와인과 허브에 향긋하게 절인 고기는 갑판에 펴서 말린다. 가끔씩 뒤집어 주면서. 바닷바람이 습기는 머금었지만 이곳엔 강렬한 태양이 있다. 갈매기들이 눈독을 들이는 것만 잘 관리해서 슬슬 뒤집어 가며 3~4일 두면 이걸로 끝이다. 불과 와인 한 통으로 두 달 항해할 분량의 고기를 절이고도 남았다.


“마데이라 와인 한 통으로 1000 파운드의 고기를 절이다니, 선원들이 술에 취해서 흘리는 양보다도 적게 썼군요.”


콜드웰 선장의 코멘트다.


두어달이 지나면 벌레가 기어다니는 소금에 절인 고기와 달리 이 육포는 부피도 적고 보관하기도 쉽고 맛도 더 좋다. 절인 고기를 담그고 나면 아까운 마데이라와인이 소금물이 되는 것은 아쉽지만 사실상 부패한 고기를 먹어야 할 경우를 생각하면 이건 아껴 쓴 정도가 아니다.  


말린 고기는 장기간 산속에서 생활하는 목동이나 사냥꾼들이 주로 먹는 음식인데, 물론 궁정의 연회에서야 상상할 겨를도 없는 음식이다. 하지만 아름다운 여성들과 즐기는 것 외에는 사냥을 가장 사랑하시는 루이 15세 폐하를 위해서 비상식량을 준비하다 보니 어느결에 육포의 달인이 되었달까. 


왕궁의 화려한 향신료와 허브, 고급와인이 아니어서 조금 걱정도 했지만 막상 결과는 예상보다도 더 좋게 나왔다. 후추의 맴싸한 향에 월계수잎과 스타아니스로 향을 입혔다. 마늘과 설탕, 그리고 마데이라 와인이 어우러지니 이건 진짜 맛있는 육포다. 베르사이유에 돌아갈 기회가 있다면 육포 절이는 술은 마데이라 와인으로 바꿔야 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거기에 콜드웰 선장을 위한 작은 선물을 하나 만들었다. 비장의 술이랄까 혹은 음료랄까···


신선한 우유가 있는 김에 크림을 만들었다. 우유, 버터, 달걀 흰자를 잘 섞어서 휘저으면 생크림이 된다. 잘 섞기 위해서는 베르사이유 궁정에서 쓰던 바퀴로 굴리는 휘핑도구가 있으면 좋은데 배에는 그게 없으니 손잡이 달린 고운 채로 열심히 저어주는 수밖에 없다. 찬 온도에서 해야 잘 되는데 여기는 열대지방. 그나마 시원한 선창 밑에서 작업을 한다고 해도 꽤나 애먹는 작업이었을 것이다. 일을 맡긴 주방보조 걸링(Girling)은 몇 시간이나 땀을 빼고도 겨우 수프그릇 하나에 찰 정도의 크림을 만들고는 입이 댓발이나 나왔다. 


이 귀한 생크림과 위스키, 거기에 설탕을 조금 섞어서 또 열심히 섞는다. 이 섞는 과정은 내가 직접 했다. 실은 이 과정은 그렇게 힘들지 않아서 스푼으로 일이 분 열심히 휘져어 잘 섞이면 된다. 


이것이 아톨 브로스 (Atholl Brose)라는 것으로, 스코틀랜드의 아톨 백작이 만든 것이라고 한다. 이 음료로 작은 연못을 만들었더니 적군들이 이 음료를 마시느랴 취해서 헤롱거리는 틈에 다들 포로로 잡아버렸다는 참인지 아닌지 알쏭달쏭한 이야기가 엮여있다. 


사실여부야 어쨌든, 달고 크리미하면서도 위스키의 독한 알콜이 살아있는 음료라서 이거 싫다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오리지널 레시피는 설탕이 아니라 꿀이 들어갔고, 그편이 좀 더 고급스런 맛이겠지만 설탕으로도 큰 차이는 없다.


“자, 수고했으니 너도 한 잔. 선장님께만 드리려 했지만 그렇게나 땀을 빼고 맛도 못 본다면 미안하니까.”


걸링에게도 한 잔을 주었더니 튀어나왔던 입이 쑥 들어가고 갑자기 예상치 못한 대사가 튀어나왔다.


“우와아아 셰프님. 이런 맛은··· 이런 게 천국의 맛일까요? 앞으로도 이걸 만들 일이 있으면 꼭 저를 시켜주세요.”


음식의 힘이란 것이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니까. 아톨 백작의 유인계가 어느 정도는 사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크림은 더 만들 일이 없을 것 같지만 버터 만드는 일이라면 언제든 시켜주마. 그때도 뭔가 달랠 요리를 해야만 하겠군.


우스운 얘기지만 나는 내가 먹어보고 잘했다 싶으면 누가 칭찬해주는 것보다도 훨씬 행복해진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의 찬사는 내용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칭찬은 나보다 잘 하는, 잘 아는 사람에게 받아야 진짜라고 생각하는 입장이라 요리로는 누구에게 칭찬 받아 기분좋을 일이 없는 것이다. 육포와 아톨 브로스를 맛보고는 스스로 흐믓해졌다.


보급품을 사들이고 가공하는 일을 하다보니 탈출이고 뭐고 정신도 없이 일주일이 금방 갔다. 


행복한 요리사 빼뺑이 주방장으로 있는 세인트주드호는 세 개의 돛대와 두 개의 보조돛대에 돛 십여 폭을 잔뜩 부풀리고 대서양을 건너기 시작했다. 


세인트주드 호는 1000톤의 큰 배라서 보급품을 넉넉히 실을 수 있는 것도 있고, 콜드웰 선장의 방침이 선원들의 복지를 최대한 신경써주는 것이다 보니 배의 보금품은 다른 배들과는 수준이 다르다고 한다. 선장 자신이 미식가인 것도 중요한 이유다. 


군대는 정신력이 아니라 보급과 장비로 이긴다고 했던가. 이 배의 선원들은 선장에 대한 충성심과 사기가 매우 높아서 선장의 명령이라면 해적과의 육탄전도  마다 않을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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