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한 걸음’

혼자서 걸어가는 즐거움

세상에는 크고 작은 길들이 너무나 많다. 그러나 도착지는 모두가 다 같다. 말을 타고 갈 수도 있고, 차로 갈 수도 있고, 둘이서 아니면 셋이서 갈 수도 있다. 그러나 마지막 한 걸음은 혼자서 가야 한다. 그러므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혼자서 하는 것보다 더 나은 지혜나 능력은 없다.
- 헤르만 헤세 -

어릴 적 사람들에 둘러싸여 마치 바닷물 속에 떠서 물결에 휩쓸려 움직이듯, 웃음과 수다스러움에 둘러싸여 살아갔을 때는 그것이 행복인 줄 알았었습니다. 그러다 가끔 파도가 잔잔해지고 해변에 홀로 앉아있을 때에는 불안과 외로움에 시달렸었죠.


​결혼을 하고 가족모임이나 일적인 만남 이외에 거의 아무도 만나지 않고 살아가는 삶을 살면서, 처음엔 바뀐 삶에 대한 이질감 때문에 친구들과 연락도 가끔 했었지만, 이제는 오는 연락을 받는 것 외에는 대부분 홀로 있는 편입니다. 사실 아들과 놀아주는 시간이나 아내와 수다 떠는 시간 만으로도 이미 차고 넘치죠.

언젠가, 아이가 커서 더 이상 저와 놀고 싶어 하지 않게 된다면, 제 삶은 더 고요해질 수 있겠죠. 아이와 함께 있는 것이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지만, 아이의 성장 후에 다가올 저만의 고요함을 고대하며 살고 있기도 합니다.

조용하게 하루를 바라보고, 나를 바라보고, 하고자 하는 일에 온전히 빠져서 살아가고, 충분한 휴식과 함께 조용히 하루가 저무는 것을 바라보다가 잠자리에 드는 고요한 삶.

제 삶의 마지막 챕터는 점점 더 고요해짐으로 향하는 시간이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고요함의 정점에 이르러, 무언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남기며 살다가 조용히 사라지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작가의 이전글‘고통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