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필체‘

더 소중하고 귀한 것은 내 부모님의 필체였다. 어머니의 필체는 마치 새가 비상하듯이 힘들이지 않고, 완전히 해체되어 물처럼 흐르는 듯한 달필이었다. 그러면서도 크기가 아주 일정하고 뚜렷하게 쓰는 사람을 어머니 말고는 보지 못했다. 어머니는 마치 펜이 스스로 달리는 것처럼 쉽사리 써 나갔다. 그렇게 글을 쓰는 어머니는 늘 즐거워했고, 그런 어머니의 필체를 읽는 사람도 누구나 즐거워했다.
- 헤르만 헤세 -

제 어머니의 필체는 정 반대입니다. 한자 한자 새겨 넣듯 써 내려가는 판본체에 가까운 글씨체죠. 마치 그림을 그리듯, 도장을 새기듯 쓰는 글씨체를 좋아하십니다.


그런 어머니의 글씨체를 보며 자라서, 저 역시 그렇게 쓰는 것을 지향하지만, 제 글씨는 사각형 안에서 꼬물거리는 벌레들 마냥, 어린아이의 글자체 같은 모습입니다.

한글을 잘 조합하여 보기 좋게 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죠. 필기체든 정자체든 쓰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언젠가 보기 좋고 마음도 잘 전달되는 글자체를 가질 수 있기 위해서, 매일매일 아침마다 글쓰기를 쉬지 않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