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문‘


한 시인의 작품을 진실로 읽을 줄 아는 사람은, 지성적이거나 도덕적인 결과들을 기대할 필요도 없고, 물을 필요도 없이 그 작품에서 작가가 주려는 것을 순순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독자다. 그런 독자에게 시인의 작품 속에 들어 있는 언어는 독자가 바라는 모든 대답을 해 준다.
- 헤르만 헤세 -

예술작품을 바라봄에 있어서, 편견을 접어두고 받아들이려는 마음자세는, 마치 명상을 하면서 생각을 배제하고 단순하게 호흡과 몸의 감각들을 바라보는 ‘관법 수행‘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다르게 생각하면, 눈앞에 펼쳐지는 마술쇼를 관람하면서 ’어떤 트릭이 저 안에 숨어있을까?‘라는 생각에 휩싸여서 시종일관 의심 가득한 표정으로 마술사의 손끝을 주시하기보다,

분위기 그 자체를 즐기며, 관객들과 함께 웃고 떠들면서, 감동의 순간을 마음껏 즐기는 것과도 비슷한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셀 수 없이 많은 판단을 해야 하고, 그중 몇몇은 스트레스를 받을 만큼 중요한 것이라면, 대부분은 이성적인 판단에 머무르려고 안간힘을 쓰며 결정하지만,

가끔은 이성이라는 분별 상자들 밑에서 우리에게 울려 퍼지는 내면의 소리. 일종의 복잡계에서 새어 나오는 비밀스러운 자아의 비명 같은 것에 귀를 기울일 필요도 있습니다.

매일 끊임없이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사업가들은 ’육감을 포기하고 이성을 따르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라고 합니다.

육감은 감정의 영역이 아닌 더 깊은 내면의 무의식적 복잡계에서 만들어진 경고 같은 것인 것이라서, 내면 깊은 곳에서, 마치 접신한 무당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처럼 만들어진 시적 언어들로부터 무언가를 얻고자 한다면,

우리는 좀 더 자신을 내려놓고, 시가 하는 말들을 여과 없이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