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도착하는 곳에서

나로서 살아가기

예술가의 종착지이자 목적지는 이제 더 이상 예술 행위나 작품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잊고 단념하는 것, 그리고 영혼의 평온함을 누리며 기품 있게 존재하기 위하여 콤플렉스에 사로잡혀 늘 고뇌하고 편협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자아를 희생하는 것이다.
- 헤르만 헤세 -

삶을 살아감에 자신의 두려움이나 욕망에 사로잡혀있다면, 우리는 자아라는 울타리 안에서 쳇바퀴 돌듯 살아가는 생쥐와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끝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을 좇아가는 것을 잠시 멈추고, 탈출의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깨달음의 시작이겠죠. 굳이 깨달음까지 가지 않더라도, 나다운 나로서, 조직의 일원이 아닌 독립적인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것의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헤세처럼, 저도 예술이 명상적인 행위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성이나 지식으로 만들어지지 않는, 본능적이고 감성적인, 육감의 명령에 의해 구현되는 구체성의 집합이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좋은 예술작품은 일종의 깨달음과도 비슷한 모습인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예술 감상이라는 행위는, 우리가 막연하게 느끼기는 하지만 구체화하지 못하는 무의식이나 감정들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