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욕심의 사이
아이의 얼굴에서 행복이 보이지 않을 때, 아빠는 우울해집니다. 아이가 나에게서 불만을 느끼는 것 같을 때, 우울해집니다.
우울해진다는 것은, 정신을 놓았다는 것이죠. 정신을 놓았기 때문에 우울한 것이지만, 그래도 아이의 밝지 않은 얼굴을 보면 우울해집니다.
아이가 점점 커가면서, 나를 더 많이 알아보고 나를 해부하는 것 같은 눈초리를 보고 있자면,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혹시라도, 아이가 나를 싫어하게 될까 봐서요.
그만큼이나, 아이를 사랑하게 되어버렸습니다. 아이를 사랑하는데도, 아이에게 충분한 친절과 사랑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두렵습니다. 그렇게 아이에게서 버림을 받게 될까 봐서 그렇습니다.
결국, 나의 욕심의 문제이죠. 나의 욕심 때문에 충분한 사랑과 친절을 주지 못하고, 그렇게 해서 멀어지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도, 결국 아들의 사랑을 받고 싶은 욕심 때문입니다.
아이를 사랑한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가끔은 힘들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이가 사랑하는 아빠가 되려고 한다는 것은, 신이 되려는 것과도 비슷한 일인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저에게는, 거의 불가능한 일처럼 느껴질 때가 많기 때문에 그렇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