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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덕영 Aug 30. 2018

순간에서 영원으로

우리의 삶에서 영원에 버금가는 순간들

우리는 때로는 일탈을 꿈꾼다. 그건 정상적인 사람들의 시선으로는 달리는 열차가 궤도를 벗어나는 것만큼이나 놀랍고 끔찍한 일이다. 늘 그렇게 정해진 길이 있고, 그걸 때로는 운명이라 여겼다.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가면서도 늘 다니는 길은 하나여야 했고, 그것이 안전한 길이었다. 하지만 집으로 향하는 길이 꼭 하나일 필요가 있을까? 정해진 궤도를 달리는 열차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란 게 꼭 궤도를 벗어난 탈선밖에 없는 것일까?


살면서 누구나 현재의 삶에 불만을 느낀다. 그걸 느끼는 순간순간이 살아 있는 순간임에도 불구하고 만족하지 못하고 때로는 무료해서 미칠 지경까지 이른다. 목적지가 없는 열차를 타고 있다면 얼마나 불안하겠는가? 하지만 현재의 순간을 벗아나는 길이 꼭 불만 가득한 목소리를 높이는 것만은 아니다. 뭔가 새로운 길이 있지 않을까?


나를 높여주면서, 나의 가슴 가득 뭔가 채워지는 느낌, 그런 벅찬 차오름을 느끼는 순간순간들이 우리의 앞길을 비춘다면, 어둠이라도 뚜벅뚜벅 걸아갈 수 있을 텐데... 아무튼 쉬운 일은 아니다. 도대체 우리 앞에 짠하고 나타나는 도발적이고 설레는 일상의 순간들은 언제쯤 찾아올 것인가?


순간을 영원처럼 살아갈 수 있는 누군가가 분명 당신에게도 존재한다. 다만 스치듯 지나치는 그 우연의 연속성 속에서 영원의 가치를 알아채지 못할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 어떻게 그 영원한 가치들을 깨닫고 순순히 가슴 안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기다림, 솔직함, 친절함, 진실함, 정의로움, 진지함, 믿음, 반성과 성찰, 용기, 열정, 아름다움, 도전과 재기, 굽힐 줄 모르는 신념, 포기하지 않는 강인함, 배려와 헌신, 그렇게 세상 모든 좋은 것들과 친구가 되도록 노력할 수 있다면 순간에서 영원에 이르는 길로 한 발짝 내딛을 수 있지 않을까.


운명적인 만남도 있다. 때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짧은 순간에서 수백 광년 빛의 속도로 영원을 향해 질주하는 운명과의 조우를 느낄 수도 있다. 그런 순간도 영원에 이르는 길을 제시한다. 목숨을 바칠 만큼 간절한 것, 세상 모든 것과 바꿀 수 있을 만큼 아름다운 것들, 명예롭고 때로는 죽음보다 달콤한 의미 있는 순간들도 존재한다. 그런 순간 위에 두 발을 세울 수 있다면, 그것도 역시 순간에서 영원으로 빛의 속도로 내달릴 수 있는 짜릿한 경험을 준다.


무엇이 됐든 순간에서 영원은 그래서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아무리 보잘것없는 내세울 것 없는 평범한 일상일지라도 순간이 영원이 되는 순간을 경험한 사람에게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벅찬 감동이 있다. 그렇게 가슴이 뛰는 삶을 살아 보고 싶다.


순간에서 영원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달리는 열차에서 뛰어내릴 준비를 한 사람들이다. 정해진 궤도를 끝없이 달리는 목적지조차 알 수 없는 그런 열차에서 열차가 멈추기 전에 자신이 먼저 허공을 가르며 열차 밖으로 몸을 날린다. 죽음조차 두렵지 않기 때문이다. 순간이 영원이 되는 사람들에겐 그렇게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용기가 있다.


사랑할 수만 있다면, 사랑을 나눌 수 있다면, 하룻만으로도 순간은 영원이 된다. 때로는 멈추지 않는 흘러가는 시간이란 강물 위에 몸을 누이고 하늘을 바라보는 그런 마음이다. 어쩌면 사랑만이 기다림과 솔직함, 친절함, 진실함, 정의로움, 진지함, 믿음, 반성과 성찰, 용기, 열정, 아름다움, 도전과 재기, 굽힐 줄 모르는 신념, 포기하지 않는 강인함, 배려와 헌신까지 그 모두를 하나의 순간, 하나의 점으로 모아놓고 폭발시킬 수 있는 힘이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순간이 영원이 되는 신비한 체험이 현실이 된다. 그걸 기대하기만 해도 사랑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서 모든 걸 가능케 만든다. 그래서 사랑이 위대하다 말들 하는 것이 아닐까.


이제 다시 우리들의 하루가 시작된다. 어젯밤 꿈속에서 함께 나눈 모든 대화를 현실에 옮겨놓을 시간이다. 밤은 솔직할 수 있는 용기를 주었고, 낮은 부끄러움을 깨달을 수 있는 능력을 주었다. 무엇이 되든 그것이 사랑의 대화였다면, 당신도 순간에서 영원을 경험한 것이다. 영원을 느끼는 단 하나의 순간, 당신 곁에 있는 그 단 하나의 순간, 단 하나의 점을 향해 이제 크게 입을 벌려 미소를 짓자. 순간이 영원할 때까지.....


글: 김덕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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