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근대유산 답사 클럽 1, 목포 일본영사관 방공호와 대만 진과스 금광
제국주의 시대는 알 수 없는 구멍의 전성시대나 다름없었다.
식민지 수탈을 위해, 제국주의 침략전쟁의 유산으로, 또 제국주의 본색을 드러내기 위하여.
내가 갔던 그 두 곳의 구멍은 둘 다 제국주의를 위해 건설된 곳이었다.
하나는 제국주의 침략전쟁에 휘말리느라 파 놓은 구멍이었고
하나는 제국주의 식민지 수탈을 위해 파 놓은 구멍이었다.
그리고 두 구멍은 둘 다 일본이 파 놓은 구멍이었다.
목포 일본영사관 방공호는 태평양전쟁 당시 연합군의 공습을 피하려고,
대만 진과스 금광은 식민지 금 수탈을 위해
일본이 파 놓은 것이다.
그리고 해방 후에도 활용되었다.
목포 일본영사관은 웃기에도 인민군이,
대만 진과스 금광은 해방 이후 중화민국 정부마저도
그 시절의 유산으로 다시 사용하였다.
물론, 지금은 둘 다 알 수 없는 구멍으로 유인하지만 그 속에서는 그 날의 소리가 들리고 있다.
방공호에서는 태평양전쟁 하 식민지 조선의 비극이,
진과스 금광에서는 식민지 대만의 수탈의 비극과 그날도 일해야 했던 대만인 노동자들의 아우성이 들리고 있다.
물론 지금은 그 음성을 녹음해놔서 구경하는 이들이 다시 듣고 있다고 한다.
알 수 없는 한국과 대만의 두 구멍이 우리를 초대하고 있다.
그러나 둘 다 역사의 시간을 속에 품고 두 구멍은 외친다.
"제발 이 구멍 속에 살아있던 우리들의 식민지하의 비극을 식민지에서 해방된 당신들은 기억하란 말이오!"
다만 한 가지 차이, 대만 진과스 금광의 그 갱도 구멍은 돈(50 뉴 타이완 달러, 한국 돈으로 약 2000원)을 내고 들어가야 하고, 그 시절을 추억하는 아이템인 광부 도시락은 먹을 수 있고 도시락 통은 가져갈 수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