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혼자 TV를 보거나 책을 읽을 때, 특별할 것 없는 장면에서 갑자기 눈물이 난다.
얼마 전엔 예능을 보다 울었다.
출연자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다가 마침내 그걸 이루는 장면에 마음이 울컥했다.
예전엔 감성적인 노래나 영화에 쉽게 이끌리고 그런 감정에 빠지는 걸 좋아했던 것 같다.
하지만 요즘은 감정적인 콘텐츠를 일부러 피하게 된다. 모두가 다 보는 '폭싹 속았수다'는 볼 엄두가 안 난다. 쇼츠만 봐도 감정이 올라오는 드라마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억지로 감정을 끌어내는 일이 피곤하달까.
시청할 콘텐츠를 고를 때도 다큐멘터리, 시트콤이 우선이다.
일할 땐 온전히 일만 한다.
감정은 뒤로 미루고, 해야 할 일을 처리하는 게 우선이다.
그러다 보니 감정이 쌓이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남들은 아무렇지 않아 할 장면에서 눈물이 나는 걸 보면, 어쩌면 내가 감정을 너무 미뤄두고 살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마음속에 조금씩 차오른 것들이,
예상치 못한 순간에 새듯이 흘러나오는 건지.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에서 한국팀의 그 멋진 안무 영상을 보면서도 눈물이 꽤 흘렀다.
얼마나 간절하게 연습했을까,
그 열정이 부럽고 예뻐서 눈물이 난다고 생각했다.
이제 나는 감정을 잘 드러내고 휩쓸리는 사람이 아니다. MBTI로 따지면 어느 새 'T'형 타입의 사람이 되었다.
일상에서는 담담하게 넘기고,
감정은 나중으로 미루는 쪽이다.
그러다 한순간, 예상치 못한 장면에서 눈물이 흐르는 내가 낯설어서 나만 이런 건지 궁금할 때가 있다.
일단은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억지로 설명하지 않고, 억누르지도 않고,
그냥 그런 순간이 오면,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겨야겠다.
이 글은 그런 나의 다짐의 기록이다.
어쩌면 이런 감정도 나의 일부니까.
지금은 그걸 인정하는 연습을 하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