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 & Life
조직문화 Letter.54
우리는 언제부터 일과 삶에 대해 논하기 시작했을까요?
주 6일에서 놀토가 생기고 주 5일제가 되었고
요새는 실험적으로 주 4일제 또는 4.5일제를 시행하는 회사도 있는 것 같습니다.
노동시간은 점점 줄어든다고 하지만
대한민국의 노동시간은 OECD 다른 나라에 비해 아직 열위에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혁신적인 기업은 무제한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는 복지정책을 두고
일만 제대로 하면 언제든 쉬어도 좋다는 철학을 실천하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주당 며칠을 일하는지, 휴가가 며칠인지 보다는
궁극적으로는 일하고 쉬는 것의 경계를 어디에 두는지에 따라
임팩트가 훨씬 더 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 5일을 일하면서도 주말에 모든 것을 잊고 열심히 쉬고 노는 사람과
주 4일을 일하더라도 주말 내내 일이 머릿속을 맴도는 사람이 있다면
누가 더 일을 많이 하거나, 일로 인한 압박감을 느낀다고 볼 수 있을까요?
저도 주니어 시절에는 워라밸이라는 것에 매우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퇴근하고 말을 시키거나 업무 지시를 하는 상사를 이해할 수 없었고
휴가 중에 연락이 오는 동료들의 연락을 피한 적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때 가졌던 제 생각은 매우 단순했습니다.
'근로계약서 상에 명시된 시간에만 일을 한다.'
그것이 내가 이 계약에서 손해보지 않는 길이다.
난 절대로 근로계약 이상 일을 할 수 없어.
이런 생각의 연장선에서 9시에 맞춰 출근하는 제게
팀장님이 10분 전에는 출근하라는 질책에
그럼 칼퇴도 가능하게 해달라고 속으로 생각하기도 했었습니다.
어찌 보면 손해보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철저하게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을 지키며 8시간만 일하는 것,
휴일이나 휴가 중에는 절대로 일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것이
나를 지키고 내 삶을 지탱하는 힘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랬던 제가 지금은 사실 워라블(워크앤라이프블랜딩)에 적응해서
거부감이 zero는 아니지만 이를 받아들이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워라밸이 맞다, 워라블이 맞다는 개인의 가치관과 철학의 문제이기 때문에
무엇이 정답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만
제가 단정할 수 있는 것은
주니어 때 제가 했던 생각들
절대로 근로시간이나 노동의 양에서 손해를 보지 않겠다는 마인드가
장기적 관점에서는 가장 큰 손해를 보는 일이었다는 것입니다.
누구 좋으라고 내가 더 일을 하겠냐는 마인드에서 비롯된 생각 때문에
사실은 더 일하는 것이 회사나 조직에게도 기여하겠지만
실상은 조금 더 일하고 일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는 태도로 인해
나에게 가장 좋은 일이 벌어지는 행운과 기회들을 앗아갔던 것입니다.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
일을 완결적으로 끝낼 수 있는 기회
그로 인해 동료들과 리더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기회
더 나아가 더 중요한 일을 맡을 수 있는 기회
이를 통해 커리어를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
나의 연봉을 높이고 삶의 자존감과 자아효능감을 높여
진짜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와 위치를 잡을 수 있는 순간은
워라밸에 극도로 민감한 주니어 때의 생각에 매몰되어서는
절대로 올 수 없는 것이었음을 깨닫는데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이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어느 순간부터는 그것을 내려놓고 조금 더 일했던 것이
지금의 나를 만들 수 있는 계기였지 않나 생각하게 됩니다.
워라밸, 워라블 무엇이든
적어도 내가 내 일의 주인이 될 때
내일의 내 삶의 주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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