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사랑하는 윤슬
사랑하는 우리 딸에게 아빠가 쓰는 첫 편지가 아닐까 싶어 가슴이 두근거린다.
우리 반짝이를 갖기 위해 엄마아빠가 했던 노력들과 반짝이를 갖게 되면서 부터
반짝이가 세상에 나와 윤슬이 되기까지의 순간들이 주마등 처럼 스쳐가는 것 같아.
벌써 우리 슬이가 세상에 나온지 7개월이 다 되어가는 구나.
처음 병원에서 산후조리원으로 널 안고 걸어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조리원에서 나와 처음 집에 왔던 날 새벽 3시까지 큰 눈을 감지도 않고
엄마아빠를 당황하게 했던 날 부터
처음으로 똥을 쌌던 날,
뒤집기와 되집기에 성공했던 날,
백일사진을 집에서 찍기 위해 여덟 벌의 옷을 입었다 벗은 날,
첫 이유식을 먹으며 눈이 휘둥그레 지던 날,
첫 이빨이 나면서 간지러웠는지 뭐든 보이면 입으로 가져가던 날,
앞머리를 자르다가 널 바보로 만들었던 날,
예방접종 맞으러 갔다가 숨 넘어갈 정도로 울던 날,
심장 초음파, 콩팥 초음파 검사를 위해 큰 병원에 갔던 날,
엄마아빠와 함께 처음 외출 해 안양천을 걷던 날,
세상에 태어나 인생 첫 눈을 함께 본 날,
지금 생각하면 하나하나 그때 너의 눈동자와 표정 그리고 웃음까지
아빠에겐 더할 수 없는 행복과 기쁨의 순간이지 않았나 생각하게 되네^^
우리 슬이가 조금 더 크면 아빠는 슬이랑 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은데,
넘치는 많은 일들 중에 꼭!! 해보고 싶은 것들을 추리느라 여간 애를 먹은게 아니야.
첫번째는,
우리 딸이랑 매일 밤 자기 전에 하루를 돌아보고 대화하는 시간을 갖고 싶어.
하루하루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 해도 좋고,
오늘 특별했던 일, 아니면 매일 같은 일상에 대한 지루함을 이야기 해도 좋고
슬이에게 생긴 새로운 친구들 이야기나 좋아하는 선생님 이야기도 좋고,
공부하다 잘 안풀린 문제 이야기도 좋고,
너가 덕질하는 아이돌 가수 이야기도 좋을 것 같아.
매일 밤, 하루를 마무리 하는 순간에 서로의 시간을 공유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게
엄마와 아빠와 함께 10분의 시간을 보내는 게 우리 슬이 한테도 행복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
두번째는,
아이슬란드 여행을 같이 가고 싶어.
아빠는 너를 낳기 전에 세계 여러 곳곳을 다니며,
새로운 세상을 느끼고 문화를 경험하며 더 큰 사고의 폭과 삶의 방식에 대해 배울 수 있었거든.
엄마와 이야기 한 건, 되도록이면 해외여행은 둘이 가자고 하긴 했지만^^
그래도 꼭 너와 함께 가고 싶은 여행지가 있는데, 바로 아이슬란드란다.
아이슬란드는 마치 우리가 사는 지구라는 별이 아닌 다른 행성에 있는 것처럼
매일 매일 이동하는 곳곳마다 장관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곳이고,
그 곳에서 엄마와 너와 함께 캠핑을 하면서 해가지지 않는 백야를 경험해보기도 하고,
큰 빙하 위를 걸어보기도 하고,
깍아내릴 듯한 협곡과 넓고 푸른 바다에서 웅장함을 느끼기도 하고,
드넓은 평원과 식물들을 보며 끝없이 드라이브를 하기도 하고,
검은 모래로 이루어진 해안을 따라 펼쳐진 주상절리에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싶어.
아이슬란드에 가기 전까지 우리 가족의 캠핑 실력을 갈고 닦아야 하니,
국내 각종 캠핑여행지 부터 섭렵해야겠지?
벌써부터 설레는 건 왜일까?
세번째는,
우리 슬이가 좋아할지 모르겠지만,
책을 읽고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나누는 시간을 갖고 싶어
아빠는 어렸을 때 무서운 할아버지 덕에 공부를 나름 열심히 했지만,
할아버지 말을 거스른 단 한 가지가 있는데 바로 독서였단다.
아무리 노력해도 책 읽는 건 도무지 따분하고 지루한 일이었어.
하지만 뒤늦게 회사에 들어와서 책에 대한 니즈가 생겼고
여러 독서모임에 참여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책과 주제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것이
얼마나 삶을 풍요롭고 다채롭게 만드는 지 경험하게 됐단다.
아빠는 너에게 책을 읽으라 강요하고 싶지는 않지만,
책을 통해 다른 사람의 삶을 엿보고 간접경험 한다면
같은 시간을 살아도 몇 배의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어렸을 때 미리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있단다.
아빠처럼 너무 재미없고 딱딱한 책 때문에 독서의 흥미를 잃지 않도록
흥미가 가고 같이 이야기 나눌 때 더욱 재밌는 책들을 선정해서
우리 딸과 엄마와 함께 각자의 생각을 나누며 사고를 확장하는 시간을 꼭 갖고 싶구나.
혹여나 슬이가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건 아빠가 더 노력할 문제니 걱정하지 말구^^
마지막으로,
아빠는 운동하는 걸 매우 좋아하는데,
어려서 부터 축구, 미식축구, 야구, 농구, 배구, 탁구, 배드민턴 등 안해 본 구기종목이 없고
달리기, 자전거, 수영 등 앞으로 나아가는 모든 것들에도 흥미가 있었단다.
사실 아빠는 너의 튼실한 허벅지와 최상위 발달상황 등을 고려할 때
이상화 같은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키우거나
김연경 같은 배구 선수로 널 키우고 싶은 욕심이 있지만
그건 부모로의 욕심이고, 우리 슬이를 하나의 주체로 존중할 때
부모의 욕심 보다는 너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맞기에
운동선수로 키우기 보다는 아빠와 함께 운동을 즐기는 딸로 키우고 자라게 하고 싶어.
그 로망 중 하나가 바로 너와 함께 하는 마라톤이야.
너를 유모차에 태우고 아빠가 달리는 마라톤일지, 고사리 손을 잡고 함께 뛰는 마라톤일지
어떤 형태의 것일지 모르지만 너와 함께 땀흘리고 달리며
마라톤 같은 인생의 굴곡을 짧게 나마 함께 체험하고 이겨내고 싶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원동력이자 성취가 아빠에게는 매일 아침 달리기 이기에
우리 슬이도 마라톤을 통해 또 하나의 값진 경험을 갖게 되었으면 좋겠구나.
적다보니 길어져 버렸네.
그만큼 너와 함께 하고 싶은 게 많다는 거지만, 너무 욕심내지는 않을게
그리고 아빠가 하고 싶은 일이 있듯이
우리 슬이가 아빠랑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이야기 하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우리 딸과 함께 하는 일이면 언제든 아빠는 함께 할 준비가 되어 있으니^^
사랑한다, 예쁜 우리 딸 슬아♡
#육아 #딸바보 #육아대디 #슈퍼맨 #딸 #딸래미 #세젤귀 #베이비 #littlegirl #육아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