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우스워지는 순간

by Phd choi 최우수

회사와 직원은 고용계약을 맺은 계약 관계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고용계약서는 80% 이상 비슷한 내용으로 채워지기에, 서구처럼 매우 디테일하고 고용 이후에 내가 해야 할 일과 책임이 명확하게 기재되지 않는 편이다. 이런 두루뭉술한 계약서 내용은 아무래도 일을 시키는 입장인 회사 입장에서 더 유리한 경우가 많다. 그리고 아직도 취업규칙이나 노동 관련 법규들도 눈에 보이지 않게 그 저변에는 조직과 연공 우선의 가치관이 은연중에 깔려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면서 '大사직'이나 '조용한 퇴직' 현상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러한 기울어진 운동장에 점점 변화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저자가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한 20여 년 전과 비교해도 개인들의 목소리와 권리가 유의미하게 신장되었다.


이런 회사와 직원 간의 관계 변화 속에 중요성이 커지는 것이 바로 회사가 직원들에게 우스워 보이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사람 간에 '약점 잡힌다'와 비슷한 감정일 것이다.


물론 회사에 대한 존경과 환상은 입사 지원일을 정점으로 해서 퇴사 직전에 바닥을 찍지만, 회사를 다니는 중에도 직원들이 조직의 의사결정과 상사의 지시 수용, 스스로의 업무 몰입을 좌우하는데 회사가 우습게 보이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회사가 우스워 보이는 순간은 언제일까?


첫째, 남들은 다 아니라고 하는데 자기만 그렇다고 우길 때다.

남들이 보기에는 비상식적이고 말도 안 되는 결정을 맞다고 우기며 강행하는 경우다. 대부분 오너를 중심으로 한 극소수를 위한 결정일 경우가 많다. 이런 결정을 직원이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선 원칙과 제도는 무시되고 직원들의 요구에 조직은 끌려다니게 된다.

대부분의 사고도 이런 우기기에서 발생한다. 모든 사고는 '전조'가 있게 마련이다. 그 전조를 인지하지 못했다 해도 전조는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그 전조를 인식할 수 있는 눈을 가리는 것이 바로 이런 '아전인수식 우기기'다.


둘째, 리더급(임원 이상)이 실제로 무능력할 때이다.

조직은 무생명체이니 조직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은 결국 리더들의 의사결정 수준을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들이 실제로 어떻게 그 자리에까지 올라갔을까 싶게 무능력한 경우가 많다. 특히 작은 기업일수록 능력보다는 사람을 보고 승진을 시키기에 위험성이 더 높다. 고생한 대가로서 승진은 임원이하의 직급으로 한정돼야 한다.

부적격한 임원은 자신의 부족함을 감추기 위해서 더욱더 무리수를 두게되고, 이 또한 조직이 우습게 보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셋째, 다수를 차지하는 직원들을 의식하지 않을 때다.

직원들을 의식하면 눈치를 보는 것 아닌가 싶겠지만, '知彼知己 白戰不殆'라 했다. 오히려 그 눈치가 회사를 당당하게 만든다. 눈치를 통해서 직원들의 변화와 요구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대응할 때, 직원들에게 '되로 주고 말로 받을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회사의 경영실적이 안 좋을 때다.

회사가 안 좋으니 우리가 허리띠 졸라매고 열심히 하자는 '새마을 운동'式의 조직문화는 이제 기대할 수 없다. 현재 조직은 어디까지나 나의 경력 큰 그림의 한 조각 일뿐, 평생직장이 소멸된 이 세대에게 오늘이 없는 내일을 위해서 희생하라는 건 직원들에게 전혀 통하지 않을 얘기다. 그러므로 직원들에게 강하게 회사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라도 회사의 경영실적이 좋아야 한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2005)' 스틸컷


그런데 많은 경영자들이 회사의 이익이 나면 갑자기 나이스 가이 신드롬에 빠져, 직원들에게 온정적인 자세를 취하곤 한다. 오히려 이런 시기가 직원들에게 줄 건 주고 요구할 건 요구할 수 있는 의외의 적기다.

어느 영화에서 老이장에게 위대한 리더십의 비결을 물으니 그답이,

'뭘 좀 먹이고...'라고 하지 않던가.



* 인사, 조직, 커리어에 관한 고민이 있으신 모든 독자분들...같이 고민하고 해결을 위한 개인 컨설팅을 제안합니다.

https://holix.com/m/2610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