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듬과 새로운 것에 대한 적응
집 근처 백화점에서는 구매 실적을 기반으로 회원 고객들에게 무료 음료를 준다. 커피, 주스, 우유 등이다. 나도 백화점 VIP 고객은 아니지만, 와이프가 잘 챙겨줘서 가끔 같이 백화점에 갈 때마다 들러서 무료 음료를 받아오곤 한다. 엊그제도 우연히 와이프랑 방문하여 주문 후 음료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리던 중 70대는 충분히 되어 보이는 할머니 한분이 음료 주문대에 오셔서 아주 익숙하게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서 직원에게 건넸다. 무슨 일인가 싶어 유심히 보니, 아예 처음부터 무료 음료를 주문하기 위한 백화점 회원 앱 시작부터 그 안의 메뉴 터치 등 일체를 일임하고 있었다.
요즘 구인난 등으로 인해 웬만한 패스트푸드점이나 식당은 물론이고 최근에 방문한 마트에는 상품권 교환까지 사람이 아닌 키오스크가 대신하는 것과 같은 풍경이 전혀 낯설지는 않다. 나도 가끔은 키오스크 앞에서 주문할 때면 조작 자체의 어려움과 더불어 그 많은 선택지-페이지까지 좌우로 넘겨가며- 중에서 뒷사람의 무언의 시선 압박까지 견디며 무사히 주문을 마치는 건 쉽지 않다는 걸 느낀다.
내 앞에서 자신의 스마트폰을 스스럼없이 직원에게 넘겨주는 모습은 나도 세월이 흘러 저 나이가 되면 직면할 수 있는 모습이기에 남의 일로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때는 시스템이나 프로세스가 지금보다 더 복잡하고 어려워지지 않을까?
그러면서 앞으로 새로운 것들에 대한 나의 인식과 배움의 입장과 자세에 대해서 문득 고민이 되었다.
즉, 지금도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각종 신기술, 신제품, 유행 등을 거의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어찌해야 할까 하는 고민이 들었다.
지금도 스마트폰을 10년 넘게 쓰고 있고, 때 되면 최신 폰으로 바꿔 쓰고 있지만, 내가 얼마나 스마트폰을 잘 활용하는지 장담할 자신이 없다. 특히나 태어날 때부터 화면은 터치하는 것으로 배우고 경험한 세대들과 돌리는 다이얼 전화기부터 스마트폰으로 강제 진화한 우리 세대들은 태생적인 차이와 한계를 안고 있을 것이다.
특히 뭔가 새로운 것을 잘 시도하지 않는 내 성향과 나이듦까지 더해져 점점 더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에 온 노안(老眼)처럼 이젠 단순히 맘만 먹으면 뭐든 배울 수 있는 건 아니다. 즉, 정신과 마인드만의 문제가 아니다.
결국 나이 들어 새로움에 대한 자세도 전략이 필요하겠다. 자신의 약점과 한계는 쿨하게 인정하고 적절히 현실과 타협하여 취사선택하며 놓치고 따라가지 못하는 것에 대해 자책하거나 스트레스받지 않는다 정도 아닐지.
최근 매일 밤 중계되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객관적인 전력이 약한 팀이 강팀을 잡기 위해서 자신의 역량을 토대로 맞춤형 전략을 들고 나오는 것처럼 말이다.
오늘 우연히 TV에서 '삶은 무엇을 위해서 사는 가와 같은 목적보다는 그저 삶 자체에 의미가 있다'는 다른 이의 깨달음을 들으면서 살기 위해서 필요한 것,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함이 중요하다고 스스로 자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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