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평균으로 수렴되다

지난 시간과 남은 시간이 5:5지점을 지나면

by Phd choi 최우수

사람들은 평균을 참 좋아하고 중시한다. 학창 시절에도 학업의 성취를 판단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준이 과목의 평균 점수였다. 최근엔 평균의 한계와 모순이 드러나고, 평균으로 설명이 안 되는 경제와 사회현상이 늘어나면서 예전만큼의 위용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전히 사람들의 관성과 적당한 대체재가 없다는 이유로 평균은 많은 곳에서 애용되고 있다.


나이듦이 주는 단점 중 하나가 인생의 다양성과 역동성이 떨어진다가 아닐까 싶다.

아무래도 그동안의 인생의 성취가 지금의 안정성의 기반이 되어주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안정성의 기반이 오히려 다양한 시도와 그에 따른 역동성의 발목을 잡는 모래주머니가 되곤 한다.


그래서 초등학생들의 실현 가능성과 무관하게 다양하던 무지개 색깔 장래 희망은 중고교 시절의 '아몰랑' 장래희망을 거쳐 결국 무지갯빛 다양성에 훨씬 미치치 못하는 평균적인 인생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 2막,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평범하게 사는 것이 제일 힘들더라는 말의 함의가 결국은 평균적으로 살길 바라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그래서 경쟁이 치열하다는 반증이 아닐지.


마치 자동차 운전을 할 때, 과속과 요리조리 위험한 곡예 운전을 하면서 나와 다른 차들을 추월해 간 차량이 결국 저 앞 신호등 앞에서 내 옆에 나란히 서 있는 걸 보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해도 인생의 목적지와 지향점은 비슷하고 그래서 신호등 앞에서처럼 어느 순간엔 만나 지지 않을까?


그래서 더욱 타인의 상황과 처지에 대해 쉽게 예단하고 판단하며 말과 행동으로 옮기는 것에 부담감을 느끼게 된다. 혹여나 부정적인 말을 했다가 그 말의 대상이 시차를 두고 나 자신이 될 수도 있고, 때마침 그때의 나의 말을 기억하는 사람이 나의 과거 발언을 소환하여 나의 섣부른 언행이 비웃음의 대상이 될 지도 모르니까.


결국 나이가 들어가고 지난 시간과 남은 시간의 비율이 5:5를 지나 한쪽으로 기울어져 갈 때쯤이면 대열의 맨 앞이나 맨 뒤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균의 삶으로 수렴되는 것 같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유사한 희로애락을 거쳐 결국 죽음이라는 종착지에 시차만 두고 모이게 된다.


그래서 일면식도 없는 노인들이 모이면 지난 경험과 시간의 유사함에서 오는 동질감과 편안함으로 미래의 인연과 시간이 예정되지 않더라도 서로 쉽게 대화하고 교감하는 듯하다.


인생의 그래프에서 중앙의 평균값보다 조금 먼 곳에 내 점(點)이 찍히더라도, 결국 평균으로 수렴된다는 자기 위안을 가지고 다시 한번 나설 수 있는 용기와 힘을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