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현상(減讀現象)

책을 덜 읽었을 때의 부작용

by Phd choi 최우수

최근 한 달 동안 평소보다 책을 덜 읽었다.

책 구입에 대해서 만큼은 약간 사치를 부리는 편이어서,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책을 구입했다. 책을 읽을 때도 한 권을 들면 처음부터 끝까지 보기보다는 동시에 여러 권을 돌아가면서 읽는 편이다.



타고난 독서광은 아니다

사실 글쓰기를 부캐로 가지려 하지만 난 타고난 독서광은 아니다. 타고났다기보다는 노력형에 가깝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회사 다니면서 짬나면-특히 아침 출근하여 업무 시작 전-책을 읽는 편이라 한때는 조직 내에서 책 많이 읽는다는 다소간 과장된 이미지가 퍼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내게 책은 유일한 자기 계발 수단이었고, 약간은 스스로의 자기 계발의 부족함에서 오는 불안감을 덜어내는 방편으로서 기능하기도 했었다.


최근 한 달은 선택을 위한 고민으로 괜히 마음이 붕 떠 있었고, 마음과 머릿속이 복잡하니 덩달아 몸까지 무겁고 피곤했었다. 그렇게 책을 잠시 멀리하니 부작용이 느껴졌다.

책을 안 읽으니 평소에 독서에 할애되던 시간이 비어졌고, 그 시간과 사고의 공간에 쓸데없는 걱정과 잡념이 파고들었다.


걱정과 잡념의 특징

걱정과 잡념은 암세포랑 비슷한 점이 있어서 정상적이고 유익한 사고를 위한 시간과 에너지를 자신의 해악으로 빠르게 뒤덮어 버린다.

즐거운 생각들이 본인의 바람보다 쉽고 빠르게 잊히는 것에 비해, 걱정과 잡념들은 꽤 오랜 시간 나의 시간과 정신을 좀 먹곤 한다. 그래서 걱정과 잡념들은 잊으려고 스스로 납득하고 넘어가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야 겨우 그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이중 낭비다. 고민과 걱정을 하는 시간과 그걸 털어내기 위해서 또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니.

이렇게 빠져나와도 재발도 잘한다. 다른 걱정과 잡념으로 전이도 잘되고.


또 하나의 감독현상은 브런치에 올리는 '一日一作'의 소재가 급격히 줄어든다.

소재 거리 자체가 줄어드는 것도 있지만, 주변을 바라보고 글의 소재로서 인식하는 나의 인지 능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유명 작가들의 글쓰기 책을 보면, 소재를 찾기 위해서 낯선 공간에 가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앉아서 사람들과 거리를 관망한다고 하는데, 비슷한 과정 아닐까 싶다.


올해 6월 말부터 블로그로 시작해서 브런치 작가에 입문하면서 본격적으로 글을 쓰고 있지만, 글을 쓰기 시작한 전후에 내게 큰 변화가 양, 질적으로 생긴 건 아니다. 다만, 그간 자동차 창밖 풍경 마냥 지나쳤던 주변의 사람들과 사건 사고를 나의 생각과 연결시키는 작업을 하게 된 것뿐이다. 이를 위해선 항상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고, 때때로는 생각이 달아나기 전에 한 줄이라도 메모를 해야 한다.


다시 글쓰기로...

결국 독서와 글쓰기 모두 항상 오감을 열고 내 머릿속은 오감을 통해 전달된 주변을 연결 나의 경험, 지식 그리고 사고와 연결시킬 준비를 해야 한다.


다시 글쓰기에 집중해야겠다.

그것이 글쓰기뿐만 아니라 걱정과 잡념에 뺏겼던 나의 시간과 사고의 공간을 되찾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방법이니.